이 기사는 09월 30일 18: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조카의 난' 분쟁을 일으켰던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사진)가 회사 측이 추진하는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 발행에 반대한다고 30일 밝혔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조카로, 금호석유화학 주식 9.8%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박 전 상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자사주 기반 EB를 발행하는 다른 회사와의 차이점은 금호석유화학은 아직 경영권 분쟁 중인 회사라는 점"이라며 "자사주를 활용해 EB를 발행하면 신주를 발행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자사주는 발행주식총수의 14.5%에 달한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자사주는 향후 지배권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상무는 "자사주를 이용한 EB 발행에 찬성하는 이사회 구성원을 상대로 일반 주주들과 함께 민형사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며 “자사주를 이용한 EB 발행, 자사주 교환 등으로 인한 기업가치 및 일반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의결에 참여하는 이사들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더욱 강하게 추궁해 나가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중투표제,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 등을 통한 이사회 참여 가능성도 시사했다. 박 전 상무는 "추가 지분 매입 등을 통해 계속적으로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금호석유화학이 소액주주들의 참여가 어렵도록 의도적으로 외면했던 전자투표제가 도입됐기 때문에 향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주총에서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 등을 제안했다가 박 회장에게 완패한 뒤 해임됐으며, 작년 주총에는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에 권리를 위임해 주주제안에 나섰으나 이 역시 실패한 바 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