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AI 대항해 시대…변화의 파도 헤쳐나가자"

입력 2025-09-30 17:42
수정 2025-10-01 00:21

“인공지능(AI)은 국가 경쟁력과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 동원 AI 경진대회’에서 “AI가 몰고 오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 앞에서 동원그룹은 AI 확산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임직원의 AI 활용을 독려하기 위해 첫 GPT 경진대회를 연 동원그룹은 올해 대회를 외부로 확장했다. 총상금 7000만원을 내건 대회에는 대학·대학원생과 연구원생, 일반인 등으로 구성된 135개 팀, 669명이 참가했다. 김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우수 인재 양성과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사내 경진대회와 별도로 이번 대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경진대회엔 평소 ‘사업보국’을 강조해 온 동원그룹 창업자 김재철 명예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김 명예회장은 2020년부터 KAIST에 사재 554억원을 기부해 ‘김재철AI대학원’ 설립의 초석을 놨다. 그는 행사에서 “젊은 시절엔 세계의 푸른 바다에서 한국의 미래를 찾았지만, AI 시대에는 데이터의 바다에 새로운 미래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데이터 대항해 시대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핵심 인재를 양성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신제품 수요 예측’이었다. 본선에 오른 10개 팀은 약 두 달간 챗GPT 등 LLM을 활용해 다양한 소비자 유형을 설정하고, 신제품 구매 의사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심사는 두 회장과 각 계열사 대표,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맡았다. 김재철AI대학원의 머신러닝 전문가 심현정 교수와 데이터마이닝연구실 신기정 교수, 미국 일리노이대 소속의 LLM 권위자 이문태 교수를 비롯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아마존·삼성SDS 소속의 AI 전문가 등이 심사위원단에 포함됐다.

동원그룹은 이번 경진대회에서 개발한 모델을 특허 출원할 계획이다. 참가 팀들은 인구통계학적 특성, 가공식품·간편식 선호도, 온라인몰 구매 후기, 구매 빈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의 소비자 유형을 생성한 뒤 ‘동원맛참’ ‘리챔 오믈레햄’ ‘덴마크 하이그릭요거트’ 등 동원F&B 신제품의 구매 의사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동원그룹은 다양한 업무에 AI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참치 등급 선별, 어군 탐지, 통조림 속 가시 검출 등이다. 지난해 2월엔 자체 AI 플랫폼 ‘동원GPT’를 도입했다. 9월 초엔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AI 전문 기업 데이터브릭스와 손잡고 ‘동원 CDS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2026년까지 800명의 사내 데이터 전문가를 키우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이소이 기자 clai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