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그오브레전드(LoL) e스포츠 프로 리그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25 시즌이 지난달 28일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젠지 e스포츠가 한화생명e스포츠를 세트 스코어 3 대 1로 압도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LCK 통합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젠지는 다가올 2025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에 LCK 1번 시드로 출전한다. 아쉽게 준우승을 기록한 한화생명은 2번 시드로 월즈에 나선다.
젠지는 정규 시즌 29승 1패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플레이오프도 순항이 예상됐으나 2라운드에서 KT 롤스터에게 일격을 당하며 패자조로 내려가는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패자조 3라운드 T1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젠지는 지난달 27일 결승 진출전에서 KT에 복수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렸다.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것이 결승전 승리에도 크게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젠지의 '바텀 케미'가 큰 역할을 했다.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과 서포터 '듀로' 주민규는 팀의 상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시즌 초반에는 신인인 주민규의 영입을 놓고 불안한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빠르게 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며 구멍이 아닌 에이스로 거듭난 것이다.
이 같은 주민규의 활약에는 베테랑 파트너 박재혁의 조언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규는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LoL 파크에 열린 파이널 미디어데이에서 박재현에 대한 고마움을 직접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저에게 많은 힘이 됐던 형들 중 한 명이 박재혁 선수"라며 "많이 부족했는데 옆에서 많이 알려주고 도움을 많이 줘서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주민규의 성을 도운 박재혁은 스스로도 팀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한화생명과 결승전에선 이즈리얼, 카이사, 자야 등을 택해 맹활약하며 결승전 파이널 MVP로 선정됐다. 특히 승부처로 꼽힌 4세트에는 자야로 대형 오브젝트인 '내셔 남작' 바론을 가로채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재혁은 이날 파이널 MVP에 선정된 뒤 "믿기지 않는다"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2025 월즈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청두 등 주요 도시에서 오는 14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진행된다. 국내에선 젠지, 한화생명, KT 롤스터, T1 총 4개 팀이 참가한다. 젠지가 2025 LCK 초대 우승의 기세를 이어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월즈 우승을 차지할 경우 젠지는 올해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LCK에 이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