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산업 밸류체인의 국산화를 이끌고 K-배터리 소재 강국의 실현을 앞당길 것입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30일 전북 군산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전구체 공장 준공식에서 "이번 전구체 공장은 LS그룹의 신성장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 회장은 이어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미국 정부의 대규모 감세법안으로 미국행 배터리 소재의 탈중국화가 가속화되는 등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진출에 순풍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구체 공장은 LS그룹이 하이니켈 양극재 회사 엘엔에프와 손잡고 2023년 10월 설립한 합작사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이 1조원을 투입해 세웠다.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섞은 화합물인 전구체는 양극재를 만들기 전에 거치는 핵심 원료다.
문제는 전구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 의존도가 80%에 달한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양극재용 전구체 기술 동향 및 시장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양극재용 전구체 수요는 지난해 320만t에서 오는 2032년엔 777만t으로 2.4배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이 중 비중이 큰 전기차용 전구체 수요는 231만t에서 610만t으로 2.5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성장성이 크다. LS는 전기·전력·소재 등 기존 주력 산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배터리 소재 관련 사업의 성장성을 일찌감치 내다보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해왔다.
LS는 이번 전구체 공장을 통해 글로벌 전구체 시장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기술 기반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구 회장도 이날 "순수 국내 기술로 글로벌 공급망을 선도하기 위해 새만금에 K-배터리 소재의 심장이 될 핵심 거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올해 4월 전체 공장에 대한 사용 승인을 받은 LLBS는 시험 생산을 시작으로 2026년에는 2만t, 2027년에는 4만t, 2029년에는 전기차 130만대 규모에 해당하는 12만t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LS그룹은 중장기적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 생태계 구축에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목표다. LS그룹의 비철금속 제련회사인 LS MnM은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해 2027년 울산 공장 준공에 이어 오는 2029년 새만금 공장 가동을 통해 전구체의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을 연간 6만2000t 규모로 양산할 예정이다. LS그룹은 LS MnM이 LLBS에 황산니켈을 공급하면 LLBS가 이를 전구체로 만든 뒤, 양극재를 생산하는 파트너사 엘앤에프에 납품하는 배터리 산업 밸류체인을 순수 국내 기술로 실현할 계획이다.
이날 준공식에는 구 회장을 비롯한 LS그룹 임직원과 허제홍 엘앤에프 이사회의장, 김관영 도지사,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문승우 전북도의회 의장, 강임준 군산시장, 안종혁 한국수출입은행장 대행, 김명희 코트라 혁신성장본부장 등 각계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