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생활 확산, 21년째 'ESG 친환경대전'…폐가죽 활용 '안전화', 식품이력 추적 솔루션

입력 2025-09-30 15:55
수정 2025-09-30 15:56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폐자원 활용 상품 등 환경친화적인 소비가 늘고 있다. 기업들도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은 이런 트렌드가 잘 드러났다. 총 236개 기업과 기관이 준비한 439개 전시관에는 약 5만 7000여명의 역대 최다 관람객이 몰렸다. ◇ 의식주 모두 친환경으로친환경대전은 2005년 시작돼 올해로 21년째를 맞는다. 환경 기술·산업 분야의 수요와 공급 연계를 강화하고, 소비자의 녹색생활 실천을 확산하기 위해 소비자, 기업, 정부가 함께하는 친환경 축제의 장으로 열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녹색소비관과 ESG관 등 2개 부문으로 구성했지만, 올해는 녹색소비·생활관, ESG정책홍보관, 탄소중립·녹색전환관, 자원순환 솔루션관 등 4개 부문으로 확대 구성해 관람객 몰입도와 체험 효과를 높였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녹색소비·생활관이다. ‘의식주’와 ‘여가생활’을 주제로 운영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의(衣) 부문의 ‘아나키아’는 폐가죽, 폐타이어 등 폐자원을 활용해 안전화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안전화는 외부 충격에서 발을 보호하기 위해 발가락 부분에 단단한 물질의 토캡(toe-cap)이 들어가야 한다. 아나키아는 환경산업기술원의 에코스타트업 사업 등을 지원받아 기존 강철 토캡 대신 폴리카본 토캡으로 대체해 안전화를 제작했다.

식(食) 부문의 ‘퓨처센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식품 이력을 추적하고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로스율(재고 손실)을 관리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푸드포체인’ 플랫폼으로 식품의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 데이터를 관리하고 소비자들이 식품의 상세 이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주(住) 부문에서는 히트펌프 얼라이언스 부스가 눈길을 끌었다. 삼성, LG, 오텍캐리어, 경동나비엔, 센추리 등 5개 기업이 함께 참여해 각사의 히트펌프 설비, 부품, 미니어처 등을 전시했다. 전시장 안쪽에 마련된 제로웨이스트 체험존은 제로웨이스트 매장인 알맹상점과 1.5도씨에서 깨끗한 용기에 세제, 샴푸, 화장품 등을 리필하려는 사람들로 내내 북적였다.

플라스틱 자원순환관도 관심을 모았다. 플라스틱의 수거, 선별, 재활용과 원료화 과정을 한눈에 살펴보고, 기업의 생분해 플라스틱과 친환경 포장재 등 관련 기술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에이트테크’는 기존 폐기물 선별 작업을 자동화하는 인공지능 로봇 에이트론을 선보였다. ‘알엠’은 재활용품의 수집, 운반부터 선별, 생산으로 이어지는 종합 시스템을 통해 생산한 고품질 재생 원료인 페트플레이크 등을 전시했다. ◇ 대·중기 협력에 수출 상담까지친환경대전 이틀차인 25일 열린 ESG포럼에서는 친환경 경영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한 우리 기업의 대응 방향’을 주제로 해결책을 논의했다. 우고 아스투토 주한 유럽연합(EU)대표부 대사의 기조연설에 이어 EY한영, 삼일PwC 등 회계법인과 HD한국조선해양, 롯데케미칼, 존슨콘트롤즈 코리아, 베올리아 코리아 등 국내외 기업 및 동반성장위원회 관계자들이 해당 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내용을 공유했다. 셋째 날에는 올해 새롭게 마련한 ‘대·중·소 녹색 협력 발표회’가 진행됐다. LG사이언스파크, 현대자동차, CJ제일제당 등 대기업과 새싹 기업이 개방형 혁신전략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녹색 분야 기업 간의 새로운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김영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 직무대행은 “이번 친환경대전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