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큰소리에도 美자동차 업체는 공장 구조조정중

입력 2025-10-01 00:13
수정 2025-10-0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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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자동차 회사의 공장 덕분에 “자동차 공장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언급했으나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오히려 기존 공장 구조 조정에 나서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내 신규 자동차 공장 건설이 급증할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전기차에 대한 적대적 정책에 적응하기 위해 기존 공장에 대한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백악관 행사에서 "현재 건설 중이거나 설계 중인 자동차 회사 공장이 아주 많다”며 자동차 공장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선언했다.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내 기존 유휴 공장 공간을 개조해 수입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닛산 자동차의 경우 15%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테네시와 미시시피에 있는 공장에서 로그SUV와 기차 차량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리서치 회사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즈의 부사장 샘 피오라니는 "활용도가 낮았던 공장들이 과거 수입품으로 채워지고 있다”며 “새 공장 건설붐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차 생산 계획을 철회하고 가솔린 차량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기업들이 주장한 자본 투자의 상당 부분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행정부 시절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전기차 프로젝트의 철회에 불과하다.

제네럴 모터스는 6월에 디트로이트 교외에 있는 공장을 재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컨설팅 회사 앨릭스파트너스가 집계한 수치에 따르면, 지난 201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전기차에 대한 업계의 대규모 투자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공장 투자의 급격한 증가를 이끌었다. 테슬라 리비안 등 전기차 업체뿐 아니라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의 업체들이 이 투자에 가세했다.

이들 기업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약 210억 달러를 투자했다. 앨릭스 파트너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4년간 이들 기업의 투자는 연평균 약 380억 달러였다. 대부분은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과 관련된 것이었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의 무역 및 에너지 정책이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역사적인 투자를 촉진하고 수십억 달러의 규제 비용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EU, 일본과의 무역 협정 발효로 자동차가 곧 디트로이트 조립 라인에서 도쿄, 프랑크푸르트, 파리의 쇼룸으로 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자동차, 엔진, 부품의 수입이 올해 1분기 대비 약 10% 감소해 4,214억 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지금까지 미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약 4% 증가했지만, 최근 수치는 지난 10년간의 평균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 회장인 데이비드 애덤스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캐나다를 떠나 미국 공장으로 이전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모두 캐나다를 떠나 미국에서 생산한다는 생각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가 결국 북미 자동차 생산을 재편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아직 거기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