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해도 돈이 없다…20대 소득 증가율 '나홀로 1%대'

입력 2025-09-29 17:47
수정 2025-09-30 00:46
20대 청년층의 최근 10년 실질소득이 전 세대 중 가장 적게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정규직 비중이 43%까지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이 악화한 데다 외식비 상승으로 체감 물가까지 높아진 영향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29일 발표한 ‘2014∼2024년 세대별 실질소득 추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20대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연 1.9%로,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낮았다. 실질소득 증가율은 40대(2.1%), 50대(2.2%), 30대(3.1%), 60대 이상(5.2%) 순으로 낮았다.

특히 20대의 실질소득은 최근 들어 더 적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2014∼2019년 실질소득 증가율은 연 2.6%였지만, 최근 5년(2019∼2024년)은 연 1.1%로 급격히 낮아졌다.

20대의 실질소득이 가장 적게 증가한 것은 비정규직 증가로 근로소득이 많이 늘지 않은 데다 물가 상승 등의 영향이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10년간 20대의 근로소득 증가율은 연평균 3.6%에 불과해 모든 세대 중 가장 낮았다. 비정규직 비율이 11.1%포인트(32.0%→43.1%)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에 비해 음식·숙박비 등 물가는 급격히 올랐다. 2019∼2024년 음식·숙박 물가는 연평균 4.0% 뛰었는데, 이는 소비지출 항목 중 ‘식료품·비주류음료’(5.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20대에 특히 영향을 많이 주는 항목 위주로 물가가 올랐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20대 명목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2014∼2019년 연 3.8%에서 2019∼2024년 연 4.0%로 0.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경협은 청년층 실질소득 개선을 위해 고용의 질을 높이는 정책과 외식 물가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고용 훈련, 양질의 고용 창출 여력 확대 등 질적 제고를 위한 노동시장 정책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농산물 유통 구조 개선 등을 통해 식재료비 원가 부담을 줄여 외식 물가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