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 29일 오후 5시 19분
네이버와 두나무 간 통합 과정에서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의 단일 최대주주에 오르지만 지배권은 네이버에 넘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나무를 네이버 계열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지분율 외에 실질적 지배력은 네이버가 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가치를 4조7000억원으로,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14조원 수준으로 평가해 약 1 대 3 비율로 주식 교환이 이뤄지면 송 회장이 통합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19% 수준을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현 네이버파이낸셜 최대주주(70%)인 네이버는 17% 남짓을 보유한 2대주주로 내려온다.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지분 9%대를 보유한 3대주주에 오른다. 두나무 경영진이 28%대 지분을 확보한다.
다만 송 회장이 최대주주인 지배구조하에선 네이버가 연간 1조원 이상 벌어들이는 두나무의 영업이익을 연결 실적 대신 지분법 이익으로 반영해야 하는 단점이 생긴다.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구축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 측은 두나무를 네이버 계열사로 편입하기 위해 이런 지배구조 문제를 의결권 이전 문제로 풀기로 했다. 두나무 경영진에게서 보유 중인 지분의 의결권 절반 이상을 넘겨받는 방식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계열사 편입은 단일 주주가 최대주주인지 여부가 아니라 회사를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는 실질적 지배력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실질 지배력 여부를 판단할 때 비상장사의 경우 특정 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30% 이상을 보유했는지를 가장 먼저 본다. 송 회장과 김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30% 미만으로 제한한 점도 지배력을 회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측은 네이버파이낸셜 이사회 과반을 유지하거나 대표이사 지명권을 보유하는 등의 간접적 장치도 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의결권 위임을 포함한 절차들을 공정위가 실효성 있는 지배력으로 판단할지는 미지수란 평가도 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