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준금리 年0.5%' 벽 넘나…장기채 금리, 금융위기 후 최고

입력 2025-09-29 17:32
수정 2025-09-30 00:44
일본은행이 10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0년간 깨지지 않던 ‘기준금리 연 0.5% 벽’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에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도 요동치는 모습이다.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도 일본은행 결정을 저지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22일 한때 연 1.665%까지 오르며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연 0.93%까지 상승해 2008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장기 금리 지표와 일본은행 정책에 민감한 중기 금리가 모두 17년 만에 높아졌다. 국채 금리 상승은 곧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은 일본은행이 다음달 29~30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일정 기간 교환하는 오버나이트 금리 스와프(OIS) 시장에서는 10월 금리 인상 확률을 60%로 반영했다. 이는 직전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 30% 수준에서 급격하게 높아진 것이다.

일본은행은 올해 1월 기준금리를 연 0.25%에서 연 0.5%로 올린 이후 9월까지 다섯 차례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달 19일 회의에서 정책위원 두 명이 사실상 ‘인상’ 의견을 낸 것이 채권시장 전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다무라 나오키 위원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중립 수준에 가깝게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두 위원의 목소리를 통해 조기 인상 신호를 보내며 시장 분위기를 관리하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1월 회의 때 금리 인상도 다무라 위원이 2024년 12월 회의에서 제안한 것이다.

일본은행이 9월 회의에서 시가 70조엔(약 660조원) 상당의 상장지수펀드(ETF)를 매각하기로 한 것 역시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신호로 읽힌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를 두고 “금융정책 정상화를 부각하려는 조치로, 조기 인상 포석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다음달 4일 차기 일본 총리를 결정할 자민당 총재 선거도 일본은행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는 “지금 금리를 올리는 건 바보짓”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 국민이 물가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말을 아끼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이즈미는 일본은행의 정책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니혼게이자이는 26∼28일 TV도쿄와 함께 915명을 전화 설문한 결과 34%가 차기 자민당 총재에 적합한 후보로 다카이치를 꼽았으며 고이즈미(25%),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14%)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고 이날 보도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