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에 부과 중인 품목관세의 환급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세율의 기준이 되는 철강·알루미늄의 ‘함량가치’와 ‘원산지’ 기준에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수출 기업들은 불이익을 우려해 일단 기준을 높이 잡아 관세를 많이 내고 있지만 이를 돌려받기 어려워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대다수는 수출 업체가 물류비와 통관비, 관세 등을 부담하는 관세지급 인도조건(DDP)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나중에 납품단가를 올릴 수 있어 수입 업체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 본선 인도조건(FOB)보다 수출 기업에 유리해서다.
하지만 협상력이 우위에 있는 미국 수입 바이어가 계약 조건을 바꿔 추가 대금을 줄 가능성은 없다는 게 수출 중소기업들의 얘기다. 이 때문에 수출 기업은 관세를 최대한 아끼려고 원산지나 함량가치를 보수적으로 해석해 세율을 낮춰 잡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벌금을 내야 한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수입자가 ‘합당한 주의’를 다하지 않았을 때 과소 신고한 과세액의 최대 두 배에 달하는 벌금을 물린다. 사실관계나 법규를 무시했을 땐 네 배, 의도적으로 관세를 회피하면 수출 상품 전체에 해당하는 벌금으로 늘어난다.
처음부터 많이 낸 관세를 환급받기도 어렵다. CBP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품목관세가 부과되는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은 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박주형 관세법인 커스앤 대표는 “초과분을 환급받은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