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이자 작가 진성림이 최근 ‘너는 나의 새벽이었어’를 출간했다.
책은 병실에서 마주한 수많은 이별의 순간과, 그 뒤에 찾아온 새벽의 빛을 기록한 작품이다. 출간 직후 독자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은 그가, 의사로서의 시선으로 자신의 책을 바라보았다.
Q 출간 후, 의사로서 이 책을 다시 바라본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A 처음 원고를 쓸 때는 제 안의 감정을 정리하는 일이 가장 컸습니다. 그런데 의사로서 다시 책을 읽어보니, 제 글이 단순히 ‘이별의 기록’이 아니라, 환자와 가족이 겪는 과정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려는 시도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Q 병원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로서, 이 책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A 의료진은 늘 바쁜 일정 속에서 환자의 생사만을 결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너는 나의 새벽이었어'는 그 사이에 놓인 ‘시간’을 기록한 책입니다. 어떤 환자는 고통 속에서도 웃음을 남기고, 어떤 가족은 끝까지 손을 잡아줍니다. 그 과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의사인 제 자신에게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의료 현장에서 놓치기 쉬운 인간적인 순간들을 돌아보게 한 것이죠.
Q 의사로서, 작품에 담긴 장면들이 현실적으로 잘 드러났다고 평가하시나요?
A 솔직히 말하면, 글로 표현한 순간들은 실제보다 훨씬 절제되어 있습니다. 의료 현장에서의 이별은 글로 다 옮길 수 없을 만큼 치열하고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소설이라는 장르 안에서 그것을 다 보여줄 수는 없기에, 저는 최소한의 언어로 최대한의 울림을 담으려 했습니다. 의사로서 보자면, 책 속 인물들이 마주하는 순간은 결코 과장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보다 담담하게 표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독자들이 보내온 반응 중 의사로서 가장 인상 깊었던 피드백이 있었나요?
A 한 독자께서 “책을 읽으며 아버지의 마지막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제 책을 통해 의료진이 얼마나 환자 곁에서 무력감과 고뇌를 함께 느끼는지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고 하시더군요. 그 순간, 저는 이 책이 단순히 문학 작품을 넘어, 의료 현장의 간극을 메워주는 다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의사로서 책을 쓴다는 일,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A 때로는 의사가 너무 감정적이면 전문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환자 곁에서 느낀 슬픔과 무력감을 감추는 건 정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는 나의 새벽이었어'는 의사로서의 객관성 뒤에 숨은 제 진짜 마음을 드러낸 작업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환자의 삶을 더 진실하게 바라보게 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의사 진성림이 평가하는 '너는 나의 새벽이었어'의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일까요?
A 이 책의 가치는 ‘끝까지 바라봐주는 시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사에게는 생명의 연장만큼 중요한 것이 환자가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살아내는가를 존중하는 일입니다. '너는 나의 새벽이었어'는 그 존중을 기록한 책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저 스스로에게도 “너는 환자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남긴 책이 되었습니다.
Q 앞으로 의사이자 작가로서 어떤 책을 쓰고 싶으신가요?
A 저는 앞으로도 환자와 그 가족, 그리고 그들 곁에서 함께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 의료진의 이야기를 기록할 겁니다. '너는 나의 새벽이었어'가 상실과 회복을 담았다면, 앞으로는 ‘지금 살아가는 삶의 치열함’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의사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제게 가장 솔직한 글을 남기고 싶습니다.
'너는 나의 새벽이었어'를 출간한 뒤, 의사 진성림은 자신의 책을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의료 현장을 성찰하게 하는 기록으로 평가했다.
그는 “책을 쓰는 일은 결국 제게 질문을 던지는 일이었습니다. 환자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그리고 의사로서 얼마나 인간적일 수 있을 것인가. 그 질문에 답하려는 과정이 바로 제 글쓰기입니다”라고 말한다.
상실과 희망이 교차하는 새벽의 순간들을 기록한 이 책은, 독자에게는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문학이자, 의사에게는 스스로의 존재를 성찰하는 거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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