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층 간다고?' KT&G 담은 개미들 신났다…벌써부터 들썩 [선한결의 이기업 왜이래]

입력 2025-09-29 06:59
수정 2025-09-29 07:19


증권가가 KT&G에 대한 목표주가를 줄상향하고 있다. '입에 넣어두는 담배' 니코틴 파우치 신사업과 주주환원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증권가 목표주가 줄상승…“30% 상승 여력”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약 일주일간 KT&G에 대해 투자의견과 기존 대비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 10곳 중 절반인 다섯 곳이 이 기업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유안타증권은 기존 17만원을 20만원으로 17.65% 올렸다. 한국투자증권과 DS투자증권은 각각 기존 목표가 16만원을 18만원으로 12.5%씩 올렸다.

신규 의견을 제시한 다올투자증권을 포함해 11개 증권사가 지난 일주일간 KT&G에 대해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가는 약 17만9100원이었다. 지난 26일 KT&G의 정규장 종가(13만7600원)에 비해 약 30% 높은 가격이다. '잇몸에 붙이는 담배' 신사업 기대증권가는 KT&G의 신사업 확대와 주주환원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KT&G는 지난 23일 미국 최대 담배회사 알트리아그룹과 손잡고 스웨덴 니코틴 파우치 제조사인 ASF 지분 100%를 2624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KT&G의 지분율은 51%다. KT&G의 실적엔 ASF가 지분법손익으로 반영된다.

KT&G의 대형 인수합병은 2011년 1400억원에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TSPM)를 인수한 이후 14년 만이다. 세계적으로 연초 담배 수요가 쪼그라들자 대안 신사업을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니코틴 파우치는 니코틴을 고체 형체로 뭉친 뒤 주머니에 넣어 잇몸과 입술 사이에 넣는 식으로 즐기는 담배 제품이다. 한국에선 정식 판매되지 않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주요 담배기업들의 최근 실적도 니코틴 파우치가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올해 54억달러 수준인 미국 니코틴 파우치 시장이 2030년 197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진입으로 KT&G는 글로벌 메이저 담배기업과 비슷한 차세대 담배제품(NGP)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며 “글로벌 니코틴 파우치 시장은 연평균 약 30%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알트리아는 미국 내 절대적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한 사업자”라며 “이번 인수는 KT&G의 북미·글로벌 무연제품 시장 진출의 핵심 기반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총주주환원율 100% 초과 추산"증권가는 KT&G가 발표한 추가 주주환원안도 반기는 분위기다. KT&G는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한 투자자의 날(인베스터데이) 행사를 열고 올해 연간 주당 배당금이 6000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시한 반기 배당금 1400원에다 기말 배당금을 4600원 이상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최소선인 연간 6000원은 지난해에 비해 600원 증액된 수준이다.

자사주 2600억원어치도 추가 매입한다고 밝혔다. 매입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 총 자사주 매입액은 56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는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주주환원 계획”이라고 했다.

증권가는 추가 발표를 반영해 KT&G의 올해 총 주주환원율이 100%를 초과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배당성향은 약 53%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의 정석인 기업”이라며 “회사는 주가가 저평가될 경우 연중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해 배당 확대 여력을 확보하고, 배당 성향을 50% 이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배당 확대, 일회성 이벤트 아냐…추가 모멘텀도 기대”증권가는 KT&G가 꾸준히 주가를 관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KT&G는 글로벌 궐련 판매단가를 올려 이전에 비해 수익성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설비투자도 효율화해 현금 창출력과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CEO는 이번 배당 확대가 단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고, 앞으로도 과거의 인상 폭을 웃도는 주당배당금(DPS) 확대를 이어가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다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방은 단단하고, 위로는 열려있는 기업”이라며 “연속해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서 주당순이익(EPS)가 늘고 있다”며 “전사 실적은 중장기
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출은 연간 4~9%대로 성장하고, 영업이익률은 20%대 안팎을 유지할 것이란 설명이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니코틴 파우치 기업을 인수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 만큼 추가적인 (주가) 모멘텀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며 “매수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