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심장부 록펠러센터. 마천루가 밀집한 이 광장의 북쪽 건물에 한국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피칭을 보기 위해 전 세계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가 모여들었다.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과 사업 모델을 공부하러 온 뉴욕 기반 창업자와 에너지 전환, 인공지능(AI) 등 각 분야 연구자들도 집결했다.
매년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기후 행사 ‘뉴욕 기후주간’에 발맞춰 한국 기후테크 스타트업과 글로벌 투자자·파트너를 연결하는 ‘코리아 클라이밋 테크 서밋’이 처음 열렸다. 행사를 기획한 뉴욕 기반 기후테크 특화 AC 위트니스크리에이티브파트너스의 정수진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의 훌륭한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했다. 컬럼비아대 테크놀로지벤처, 블랙혼벤처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등이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날 피칭의 기회를 쥔 스타트업은 단 12곳. 세계 최초로 차세대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개발해 상용화한 스탠다드에너지, 게르마늄 기반의 근적외선 이미지 센서 기술로 소재 구성을 식별해주는 비전 AI를 선보인 스트라티오, 태양광 폐패널에서 알루미늄·은·구리 등 고순도 자원을 저렴하게 회수하는 기술을 발표한 다이나믹인더스트리, 해양 청소 무인 로봇을 만드는 쉐코, 폐플라스틱 해중합 기술의 테라클, 버섯 균사체로 대체 가죽 소재를 개발한 마이셀 등 한국 대표 스타트업들이 투자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치열한 발표전을 벌였다.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수요로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저렴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글로벌 AC인 뉴에너지넥서스의 스탠리 응 디렉터는 “미국 연방정부도 원자력, 지열 등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효율 개선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뉴욕=빈난새 특파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