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도매상 직원으로 위장한 주류업체 제재했더니 소송…결과는

입력 2025-09-28 09:00
수정 2025-09-28 09:19
무면허 도매상을 직원인 것처럼 위장해 주류를 판매한 도매업체에 세무 당국이 출고량 감량 제재를 내린 것은 적법했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6부(나진이 부장판사)는 주류 판매 도매 업체인 A사가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출고량 감량 처분 취소소송에서 지난 7월 18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법인세 통합조사에서 A사가 2021년 1~6월 무면허 중간 도매상인 B씨를 소속 사원으로 위장해 주류를 판매한 사실을 적발하고 이를 역삼세무서에 통보했다.

세무서는 A사가 무면허 업자를 통한 주류 판매·중개를 금지하는 주류 면허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보고 2022년 9월 A사의 주류판매업 면허를 취소했다. A사는 바로 다음 달 면허 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내면서 해당 처분의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면허 취소 처분의 집행을 정지했다.

역삼세무서는 같은 해 11월 A사에 주류를 공급하는 회사 각각에 소송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A사에 대한 출고량을 50% 감량하라고 통보했다. A사는 이에 대해 별도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B씨가 지입차주(개인 사업자)가 아니며, 불법 주류 판매 행위도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가 A사로 소속을 변경한 건 2021년 1월이었다. B씨가 다니던 회사(C)는 그즈음 A사와 채권양도양수약정을 맺었다. A사는 이를 통해 C사의 D은행에 대한 채무 4억4000만원어치를 인수했다. D은행은 B씨 소유의 서울 영등포구 소재 부동산에 근저당권(채권 최고액 5억2800만원)을 설정했다.

C사는 A사가 약정에 따른 양수도 대금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A사는 이 민사 소송에서 “B씨가 C사의 지입차주였다”며 행정소송에서와는 다른 주장을 했다.

또 서울지방국세청이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A사와 B씨 간 채권양도양수 약정서에는 “B씨가 A사에 소주, 맥주 기준 매입가의 7%를 수수료로 지급하고, B씨가 다른 도매장으로 이전할 시 A사가 양수한 금액을 상환·정산해야 하며, B씨가 관리하는 거래처와 미수채권은 B씨의 자산”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재판부는 “전형적인 지입차주를 통한 영업의 수익 배분 형태”라며 B씨가 A사에 고용된 직원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