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소득으로 모은 2억…중국 ETF 장기투자 괜찮을까 [돈 버는 법, 아끼는 법]

입력 2025-09-27 11:16
수정 2025-09-27 21:56
Q. 경기권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40대 맞벌이 부부다. 지금까지 다른 투자 경험은 없고 근로소득으로 현금 2억원을 모았다. 요즘 현금 가치 하락이 걱정되고, 가만히 있으면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중국 인공지능(AI)·전기차·로봇 같은 테크산업 성장에 관심이 생겨 중국 테크 상장지수펀드(ETF)에 장기 투자하는 게 어떨지 고민 중이다.
A.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갈린다. 저물가와 부동산 침체를 근거로 ‘피크 차이나’를 주장하는 비관론이 있는가 하면, AI 딥시크 충격 이후 기술굴기 가능성에 주목하는 견해도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인식은 대체로 전자에 기울어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장기 성장 여부는 총요소생산성(TFP) 개선에 달려 있다. 이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AI 기반 고부가가치 산업 창출을 통해 가능하다. 성장 패러다임이 투자·소비 중심에서 기술혁신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글로벌 경쟁 질서 역시 변화의 소용돌이에 들어섰다.

AI 패권 구도도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를 앞세워 글로벌 AI 생태계를 사실상 독점했지만, 중국은 세계 최대 데이터 생산국이라는 강점과 중앙집권적 정책 추진력, 방대한 인재 풀을 기반으로 추격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26~2030년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는 ‘AI+’ 전략을 핵심으로 삼아 산업 전반에 AI 융합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 기술굴기의 동력은 압도적인 R&D 투자, 과학 연구 생태계의 질적 확장, 정책 추진력과 인적 자본의 결합에서 나온다. R&D 지출은 연간 3조위안으로 한국의 1년 예산을 넘어섰다. 네이처 인덱스 기준 논문 수는 세계 1위이며, 글로벌 100대 AI 연구자 중 절반 이상이 중국 출신일 정도로 인적 자원이 풍부하다.

AI 밸류체인은 연산 자원 확보에서 모델 고도화, 응용 확산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구조를 갖는다. 지금까지는 그래픽저장장치(GPU)와 서버, 전력 인프라 등 인프라 기업이 사이클을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휴머노이드 로봇, AI 에이전트, 스마트 의료, 자율주행차 등 응용 분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이런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다.

올해 들어 중국 증시는 빠른 속도로 재평가되고 있다. 9월 말 기준 상하이종합지수가 연초 대비 14.0%, 선전성분지수는 25.5%, 항셍지수는 32.3% 상승했다. 미·중 관세 충돌이 격화됐음에도 대규모 재정 부양책, 밸류업 정책, 기술굴기 내러티브가 시장을 지탱한 결과다.

중국 증시는 15차 5개년 계획 기간 구조적 강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AI+를 축으로 한 기술굴기 모멘텀, 자본 조달 창구로서 금융시장의 역할 강화, 초과 저축과 저금리 환경 속에서 예금·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맞물려 리레이팅을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전략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분산 접근이 적합하다. 2020년 이후 중국 본토 ETF 시장은 다섯 배 이상 성장했고, AI+, 로봇,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등 전략산업 ETF가 속속 출시됐다. 중국 기술주는 매력적이지만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개별 종목보다 ETF를 통한 안정적 노출이 유리하다.

본토 성장주지수 치넥스트(ChiNext)와 홍콩 항셍테크지수가 중국 AI 빅사이클을 대표한다. 치넥스트는 혁신형 기업 중심으로 정책 모멘텀을 직접 반영하고, 항셍테크는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등 중국 대표 빅테크가 포진해 있다. 두 지수는 상호 보완적이며 함께 편입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장기투자 관점에서는 항셍테크지수의 매력이 특히 부각된다. AI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플랫폼, 로봇, 자율주행 기업이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 증시는 기술 혁신, 정책 지원, 자금 흐름이 삼박자를 이루며 구조적 강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AI 사이클에 안정적으로 올라타기 위해서는 ETF를 통한 분산 투자가 가장 현실적이자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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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