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중 성폭행당한 여성에게 산업재해를 인정한 중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중국에서 성폭행을 산업재해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피해자 A씨(41·여)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톈진 데크 지콩에서 영업 감독관으로 일하며 연봉 100만 위안(한화 약 2억원)을 받았다.
A씨는 2023년 9월 상사 B씨와 함께 저장성 동부 항저우로 출장을 떠났다. 두 사람은 고객사 간부들과 저녁 식사를 했고, B씨는 술에 취한 A씨를 호텔 내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이 사건으로 B씨는 2024년 4월 강간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A씨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출근을 할 수 없었고, 회사 측은 이를 근거로 해고 통보했다.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한 A씨에 대해 법원은 그가 성폭행당한 뒤 PTSD를 앓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지역 사회 보장 당국 역시 "성폭행으로 삶이 무너졌다"며 A씨의 PTSD를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이는 중국 최초다.
한편, A씨는 "지금까지 회사로부터 2만 위안(한화 약 400만원)의 배상금만 받았다"면서 회사가 배상금을 200만 위안(한화 약 4억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