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손해보험사인 DB손해보험이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한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 보험사 인수합병(M&A)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다.
DB손보는 포테그라의 발행 주식 100%를 16억5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인수금액은 DB손보 자기자본의 24.6%에 달한다. DB손보의 작년 순이익(1조8532억원)보다 5000억원가량 더 많은 수준이다.
국내 보험사가 미국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거래는 양국 규제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본사를 둔 포테그라는 1978년 설립된 글로벌 보험그룹이다. 미국 전역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8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화보험, 신용·보증보험 등을 주력으로 판매한다. 작년 연간 보험료 규모는 30억7000만달러(약 4조4000억원), 순이익은 1억4000만달러(약 2000억원)를 기록했다.
DB손보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손해보험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DB손보는 저출생·고령화 등으로 국내 보험시장이 침체하자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 3대 권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넓히고 있다. 작년에는 베트남국가항공보험(VNI)과 사이공하노이보험(BSH) 지분을 인수해 베트남 10대 손보사 가운데 세 곳을 품었다.
회사 측은 안정적 수익 기반을 갖춘 글로벌 보증보험 시장에 진입하고 국가·보험 종목별 리스크를 다변화해 수익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기현 DB손보 해외사업부문장은 “이번 인수는 DB손보가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포테그라의 전문성과 DB손보의 글로벌 네트워크·자본력을 결합해 고객 가치와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DB손보 주가는 이날 0.64% 내린 13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