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알아서 하고 처벌받고 싶은 심정"…尹, 18분간 직접 발언

입력 2025-09-26 15:45
수정 2025-09-26 15:59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건강 악화를 호소하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이날 특수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보석 심문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지난 7월 10일 재구속 이후에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18분간 직접 발언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작은 목소리로 "구속 이후에 2평에 있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한다는데 강력범이 하는 것처럼 (한다)"라며 "이건 위헌성이 있다"고 입을 뗐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측이 시간을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인신문을 신청하면 부동의해야 할 사람이 130명이라고 하던데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법정에 출석하면 저와 상관있는 사람, 친분 있는 사람이 있어야 건강이 힘들더라도 나와서 할 텐데, 구속되면 저 없이도 재판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다른 증인을 부르며 시간을 끈다"고 말했다.

특검 조사에 불출석하는 것에 관해선 "6~7시간 조사를 하고 조서를 읽는 데 7시간이 걸렸다. 조서 자체가 질문도 이상하고 대답도 이상해서 일일이 고쳤다"며 "그래도 제가 검찰 출신인데 진술 거부하는 게 맞지 않는다 싶어서 했는데, 앞으로는 진술을 거부해야겠다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 아내도 기소하고 주 4~5일 재판해야 하고 특검이 부르면 가야 하는데 구속 상태에서는 못한다"며 "당장 앉아있으면 숨을 못 쉴 정도로 위급한 상태는 아니지만 여기 나오는 일 자체가 보통의 일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 때는 제가 중앙지검장으로 했었지만 이렇게 120명으로 한 게 아니라 공소사실을 좁혀서 했다"며 "200명 검사가 오만 가지를 가지고 기소하는데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 알아서 진행하시고 차라리 처벌을 받고 싶은 심정"이라며 "불구속 상태에서 협조 안 한 것이 없다. 지금 절차가 워낙 힘들어서 보석을 청구한 것이지, 재판을 왜 끌겠나"라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물론 3대 특검의 수사를 전방위적으로 비판하면서 방어권이 무력화됐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도 호소했다.

반면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이 보석될 경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고, 사건 관련자들에게 위증을 교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보석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보석이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의료절 절차를 충분히, 동일하게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보석 심문 중계를 불허했다. 재판부는 "재판 1회 공판 절차가 중계되는 이상 전직 대통령으로서 공공적 관심 사안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가 충분히 보장됐다"며 "보석 절차는 직접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는 질병 정보 등 사생활 내용이 포함될 수 있고 공익과 침해되는 사생활·비밀에 대한 자유를 비교할 때 공익적 가치가 더 크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