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상호관세가 본격 시행되기 직전 코스트코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아직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사실상 마지막 ‘자유무역 체제’ 아래 최대실적이라, 앞으로도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지 관심이다.
코스트코는 25일(현지시간) 2025회계연도 4분기(6~8월)와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4분기 순매출은 844억32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 증가했다. 순이익은 26억1000만달러, 희석 주당순이익(EPS)은 5.87달러였다. 미국, 캐나다, 국제 부문을 합친 조정 기준 비교 매출은 5.7% 늘었고 전자상거래 매출은 13.6% 급증했다.
연간 실적도 사상 최대다. 2025회계연도(52주 기준) 순매출은 2699억달러로 전년 대비 8.1% 늘었다. 순이익은 80억9900만달러로 9.9% 증가했다. 주당순이익은 기존 16.56달러에서 18.21달러로 상승했다. 멤버십 수익은 53억2300만달러로 전년(48억2800만달러)보다 10.2% 늘며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가치 소비 확산과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이 있었다. 인플레이션과 무역 불확실성에도 필수품 중심의 저가·고품질 전략이 주효했다. 프리미엄 회원 전용 조기 영업시간 등 멤버십 혜택 강화가 매출을 끌어올렸고, 온라인 부문이 두 자릿수 성장하며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8월 7일부터 국가별 상호관세를 본격 시행했다. 코스트코의 이번 실적은 관세가 전면적으로 적용되기 전의 마지막 분기 성적표다. 관세가 원가를 얼마나 끌어올릴지 불확실한 만큼 이번 호실적을 앞으로도 재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애널리스트들은 “관세 충격이 가시화되면 수입 비용과 소비자 가격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며 “코스트코의 규모의 경제와 충성 고객층이 방어막이 될 수 있지만 성장 속도는 다소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우려로 인해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코스트코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0.21% 하락한 943.31달러를 기록했다.
코스트코는 멤버십 혜택 강화와 글로벌 점포 확충, 전자상거래 확대를 통해 관세·환율 등 대외 변수에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