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우승할) 자신감은 있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LoL파크에서 진행된 2025 LCK 파이널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피넛’ 한왕호의 표정은 결연했다. 한화생명e스포츠 정글러를 맡고 있는 그는 2015년 LCK 무대에 데뷔한 베테랑 프로게이머다. 최근 내년부터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28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5 LCK 결승전이 사실상 그의 마지막 LCK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왕호가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음을 의식한 듯 이날 행사에서 한왕호는 “저도 그날을 상상하곤 한다”라며 “이겼을 때와 졌을 때를 모두 상상하곤 하는데 막상 그때 제 감정이 어떨지 스스로도 궁금하다”라고 덤덤한 소감을 밝혔다.
한왕호는 LoL e스포츠에서 가장 성공한 ‘저니맨’으로 꼽힌다. 나진 e엠파이어에서 데뷔한 그는 락스 타이거즈 소속으로 LCK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여러 팀을 오가며 LCK 7회 우승과 MSI 우승 등 굵직한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연어가 넓은 바다를 누비다 결국 고향으로 돌아오듯 그는 지난 2024 시즌을 앞두고 한화생명e스포츠로 복귀했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지난 2018년 락스 타이거즈를 인수 후 재창단해 역사를 공유하는 팀이다. 2016년 락스의 막내였던 한왕호는 지난해 ‘락스의 마지막 불꽃’이 되어 LCK 서머 우승컵을 차지해 주목받았다. 이번엔 본인의 마지막 결승전을 한화생명의 맏형으로서 치르게 됐다.
한왕호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도 락스 멤버들과의 여전한 우정을 자랑했다. 그는 마지막 LCK 결승을 앞두고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따로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라면서도 “올해 콘텐츠 촬영 등으로 경호 형(락스 타이거즈 탑 라이너였던 ‘스맵’ 송경호) 등 락스 멤버들을 자주 만났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군 복무 등 관련해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 형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고민을 함께 나눴다고 전했다.
한편 한화생명은 지난 20일 KT 롤스터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결승전에 선착했다. 지난 27일 승리한 젠지 e스포츠와 우승 컵을 놓고 대결을 벌인다. 한왕호는 “먼저 결승전에 올라와 있는 것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자신감 있게 상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우승 팀은 LCK 통합 시즌 초대 우승을 차지한다. 또한 국제 대회인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에 LCK 1번 시드로 출전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