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4일 17:3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선두 기업 퍼플렉시티에 약 1500억원을 투자했다. 향후 AI를 금융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법인을 통해 설립한 현지 펀드를 통해 퍼플렉시티에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 유치 라운드에서 퍼플렉시티는 200억달러(약 28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검색 기반 AI 빅테크 기업으로 대화형 질의응답 엔진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려왔다.
사용자의 질문에 실시간 웹 검색과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결합해 답변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글 검색 엔진의 대항마로 꼽힌다. 답변과 함께 출처를 인용고, 특정 주제를 연속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코파일럿(Co-pilot)’ 기능 등을 차별점으로 내세우며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회사는 올해 3월 연 환산 매출 1억달러(1398억원)를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퍼플렉시티는 설립 1년여 만인 2023년 시리즈A 라운드에서 2560만달러(약 358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작년 초에는 IVP 등 글로벌 벤처캐피털로부터 7360만달러(약 1028억원)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5억달러(약 6985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엔비디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등 굵직한 투자자들이 합류하면서 기업가치는 90억달러(약 12조원) 이상으로 뛰었고, 이번 라운드에서는 200억달러 수준까지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와 SK텔레콤이 지난해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SK텔레콤은 퍼플렉시티와 협력해 AI 비서 ‘에이닷’에 검색 기능을 연계하는 등 협력을 이어왔다.
미래에셋은 금융 그룹 중 가장 공격적으로 AI 관련 투자를 이어왔다. 그룹 산하의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국내의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AI 솔루션 회사 업스테이지에 투자했으며 미국에서는 AI 광고 솔루션 기업 몰로코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그룹은 2023년 AI솔루션본부를 출범시켜 AI를 전사적 의사결정과 사업 과정에 도입했다. 미국에 AI 법인 '웰스스팟' 설립해 ETF 상품 설계 등에 AI를 적용하는 시도를 했다.
미래에셋의 퍼플렉시티 투자는 AI 금융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퍼플렉시티가 제공하는 실시간 검색·데이터 분석 기능 등을 통해 금융 리서치, 투자 의사결정, 리테일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 분야에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