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4일 16:0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장기 외화 발행자 등급을 기존 'Baa2'에서 'Baa3'로 하향 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단기 등급도 '프라임-2'에서 '프라임-3'로 낮췄다.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단기 자금을 기업금융 등에 장기 투자하면서 자산과 부채의 불일치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투자증권의 위험 선호도는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위험 선호 비율은 24.5%로 국내 증권사 평균(20.0%)을 웃돌았다. 무디스는 정부의 벤처캐피탈 투자 활성화 정책 등에 따라 이같은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금조달 구조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규모는 자기자본의 174%(18조 원)에 달해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이다. 무디스는 만기가 1년 미만인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단기 자금을 장기 기업금융 및 벤처캐피탈에 투자하면서 자산과 부채의 미스매치가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는 9월 말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9000억원의 자본 확충이 이뤄지면 발행어음 발행 여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무디스는 “경쟁사보다 높은 위험 수익 추구 전략은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더 큰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한국투자증권보다 한 단계 위인 'Baa2'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이번 조정에도 불구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과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S&P 및 일본 JCR은 당사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상향 조정한 바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