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이 낮 시간에도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주간거래 서비스'가 올해 11월부터다시 열린다. 지난해 8월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에서 대규모 주문이 일괄 취소되는 사고가 발생한 뒤 중단됐던 서비스다.
2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복수 거래채널 확보, 롤백 시스템 도입, 위험 고지 강화 등 안전장치를 대폭 보강해 11월부터 주간거래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재개한다"고 밝혔다.
주간거래 서비스는 한국 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사이 국내 투자자가 미국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지난해 8월 5일 블루오션에서 갑작스러운 거래 중단 사태가 벌어지며 약 6300억원 규모의 주문이 일방적으로 취소됐다. 당시 투자자들은 폭락장에 대응하지 못해 큰 손실을 입었고 금감원은 사실관계 파악과 분쟁 조정에 착수했다. 다만 금감원은 "사고 원인이 블루오션 측 일방 조치에 있었다"며 국내증권사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투자자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등 갈등이 이어졌다.
이번 재개는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보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증권사들은 앞으로 두 곳 이상의 미국 현지 브로커와 ATS에 주문 회선을 연결해야 한다. 특정 거래소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채널을 통해 거래가 가능하다. 또한 계좌·시간·체결번호 단위로 주문을 복구할 수 있는 '롤백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제 거래 환경에서 모의 테스트도 이미 진행 중이다.
투자자 보호 장치도 강화됐다. 유동성 부족, 가격 왜곡 등 주간거래의 위험을 사전 고지하고, 사고 시 투자자에게 보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현지 ATS와 비상연락망도 구축해 신속 대응도 가능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업계 준비 상황을 면밀히 확인해 서비스가 원활히 재개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재개 이후 내부통제 부실로 대규모 사고가 발생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