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신 중 타이레놀 자폐 유발"…식약처 "신중 검토"

입력 2025-09-23 17:37
수정 2025-09-23 17:39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을 임신 중 복용하면 자폐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당 내용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는 23일 “미국 정부의 타이레놀 관련 발표에 대해 향후 해당 업체에 이에 대한 의견 및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관련 자료 및 근거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증 위험을 매우 높일 수 있다고 의사들에게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은 좋지 않다”며 “고열이 심할 경우 등 의학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여성들은 임신 중 타이레놀 사용을 제한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했다.

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포함된 대표적 해열진통제다. 그동안 의사들은 타이레놀을 임신부의 통증과 발열 치료에 폭넓게 처방해왔다. 임신부에게 안전한 해열·진통제 중 하나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국내에서만 단일제와 복합제를 합쳐 1300여 개 의약품이 허가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발표에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신부의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이 어린이의 자폐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같은 신경학적 질환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반영해 아세트아미노펜 제품에 대한 라벨 변경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의사들에게도 관련 내용을 알리는 서한을 발송했다.

다만 FDA는 인과관계는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FDA는 “최근 몇 년간의 증거에 따르면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증 및 ADHD의 후속 진단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면서도 “인과관계는 확립되지 않았으며 과학 문헌에는 반대 연구가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 중 발열 치료에 사용하도록 승인된 유일한 일반의약품”이라며 “임신부의 고열은 자녀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타이레놀 제조사인 켄뷰는 성명을 내고 “여러 세대에 걸쳐 각 가정에선 타이레놀을 신뢰했는데, 이는 타이레놀이 역사상 가장 많이 연구된 약물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며 “10년 이상의 엄격한 연구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을 연관시키는 신뢰할 수 있는 증거가 없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