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퀀텀, 엔비디아와 '양자컴 끝판왕' 만든다 [긱스]

입력 2025-09-23 16:51
수정 2025-09-24 01:41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차세대 컴퓨터로 주목받는 양자컴퓨터 개발 스타트업 사이퀀텀에 투자했다. IBM, 구글과 다른 노선을 택한 사이퀀텀은 ‘상온 양자칩’ 상용화를 앞세워 2028년까지 100만 큐비트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사이퀀텀은 최근 10억달러 규모 시리즈E 자금 조달 라운드를 완료했다. 양자 분야로는 단일 투자 라운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투자 유치로 사이퀀텀은 기업가치를 7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2021년 마지막 자금 조달 당시 32억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자금 조달은 블랙록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영국계 자산운용사 베일리기퍼드가 공동으로 주선했다. 신규 투자자로는 엔비디아의 벤처 투자 계열사인 엔벤처스와 호주 맥쿼리캐피털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사이퀀텀과 엔비디아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양자 알고리즘 및 소프트웨어(SW) 개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양자처리장치(QPU) 통합, 실리콘 포토닉스(광자) 플랫폼 개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올 초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기까지 최소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가 자신이 틀렸다고 번복한 바 있다. 이후 엔비디아 차원에서 진행한 첫 양자 분야 투자라는 점에서 양자업계는 추가 투자가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제러미 오브라이언 사이퀀텀 공동 창립자 겸 CEO는 “엔비디아와 함께 양자컴퓨터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영국에서 창립된 후 실리콘밸리로 이전한 사이퀀텀은 다른 양자 스타트업과 달리 특수 소재 대신 기존 반도체산업에서 사용하는 포토닉스 기술을 기반으로 양자칩을 개발 중이다. IBM과 구글이 사용하는 초전도 방식은 온도 변화에 지나치게 민감해 초저온을 유지하려고 거대한 냉각기를 돌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포토닉스 기반 양자칩은 상온에서도 작동해 시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이퀀텀은 지난 2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자체 개발한 양자칩 ‘오메가’를 공개했다. 사이퀀텀이 오메가를 설계했고,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스가 생산했다.

사이퀀텀은 신규 투자 자금으로 2028년까지 100만 큐비트를 갖춘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0만 큐비트는 대규모 산업 문제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자 양자컴퓨팅 상업적 목표 달성을 위한 최소 규모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100만 큐비트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IBM과 구글도 100만 개 큐비트를 목표로 양자컴퓨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피터 샤드볼트 사이퀀텀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이 정도 규모의 컴퓨터라면 현재 지구상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상업적 가치가 있는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