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딩기어 숨어 2시간 비행한 13세 아프간 소년…도착한 곳이

입력 2025-09-23 14:24
수정 2025-09-23 14:25


13세 아프가니스탄 소년이 카불에서 인도 델리행 여객기의 랜딩기어(착륙 장치) 공간에 숨어 탑승했다가 무사히 도착하는 일이 벌어졌다. 위험천만한 행동에도 큰 부상을 입지 않아 '기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23일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TOI) 등에 따르면 아프간 북부 쿤두즈주 출신 소년은 지난 21일 오전 카불 공항에 몰래 들어가 아프간 항공사 캄에어 소속 여객기 RQ-4401편의 랜딩기어 부분에 몸을 숨겼다. 여객기는 이륙 후 약 2시간 비행해 델리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소년은 착륙 직후 랜딩기어에서 빠져나와 비행기 옆을 서성이던 중 오전 11시께 공항 당국에 발견돼 조사를 받았다. 그는 조사에서 단순히 호기심 때문에 이런 일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캄에어 보안팀은 곧바로 항공기 안전 점검에 나섰고, 랜딩기어 공간에서 소년의 것으로 추정되는 빨간색 작은 오디오 스피커를 회수했다. 항공기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년은 조사 후 당일 오후 12시 30분 같은 항공편을 이용해 카불로 되돌아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TOI 기사 댓글에는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여객기가 착륙하는 과정에서 랜딩기어 부분이 열리면 밖으로 튕겨 나가는데 무사하다니 기적"이라고 했고, 또 다른 이는 소년이 영하 20도의 기온과 강한 바람을 어떻게 버텼는지 놀랍다며 용기를 칭찬했다.

한 네티즌은 아프가니스탄 현실을 지적하며 "아프가니스탄이 여성과 어린이에게는 지옥이라는 사실을 다 알면서 누구도 소년에게 망명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이것은 우리나라(인도)의 수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