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비상' 걸렸는데…"트럼프 잘했네" 젠슨 황 극찬한 이유

입력 2025-09-23 14:39
수정 2025-09-23 14:45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H-1B 비자 수수료 인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황 CEO는 올트먼 CEO와의 CNBC 공동인터뷰에서 "우리는 최고의 인재들이 미국에 오길 희망한다"라며 "이민은 우리 회사에 매우 중요하며 국가의 미래에도 매우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하고 있는 조치를 보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

올트먼 CEO는 "우리는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필요하다"라며 "그 절차를 간소화하고 재정적 인센티브를 조정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동조했다.

빅테크들이 H-1B 비자 수수료 인상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두 CEO는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수수료를 기존 1000달러에서 10만달러로 대폭 증액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은 주말 사이 외국에 나가 있는 H-1B 비자 직원들을 급히 미국으로 불러들였다.

업계에선 두 CEO가 "가장 똑똑한 인재"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H-1B 비자를 선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보고 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전날 X(옛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간 10만달러 세금은 훌륭한 해결책"이라며 "이는 H-1B 비자가 매우 높은 가치의 일자리에만 사용된다는 의미이며 추첨이 필요없고 해당 일자리에 대한 확실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H-1B 비자 신청자 중 53%가 비(非) 기술·과학 분야 근무자였고 신청자 중 약 30%는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 이하 연봉을 받았다. 이러한 신청자들이 제도 변경으로 H-1B 비자를 못 받으면 세계 최고 인재들이 몰리는 엔비디아와 오픈AI 등은 더욱 여유가 생길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전체 직원 규모가 3만2000명 수준인 엔비디아, 1000여명 정도로 추정되는 오픈AI는 전세계적으로 수십만명의 직원을 운용하는 MS, 아마존에 비해서는 타격이 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여기에 중국 수출과 관련해 미 정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엔비디아,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진행하고 있는 오픈AI로서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발언의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은 비자 인상의 직격타를 맞게 됐다. 빅테크만큼이나 매출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10만달러 수수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 올트먼 CEO가 수장으로 있었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와이컴비네이터의 개리 탄 CEO는 "10만달러는 거대 테크기업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스타트업과 파견업체들은 무릎 꿇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큰 실수"라고 비판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