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광역시장 "광주를 AI 중심도시로…글로벌 AI 3대강국 도약 이끌겠습니다"

입력 2025-09-22 16:01
수정 2025-09-22 16:02
“광주를 국내 대표 인공지능(AI) 중심 도시로 키워 대한민국을 ‘글로벌 AI 3강’ 반열에 올려놓겠습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60)은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첨단 기술의 미래는 실험실과 공장이 아니라 생태계에서 결정된다”며 “광주는 국가 AI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과 기반시설, 인재, 기업을 집적해 국내 최고의 AI 생태계를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는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국가 AI 컴퓨팅센터는 민간 데이터센터와 달리 특정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혁신을 원하는 모든 AI 기업과 기업가에게 든든한 언덕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광주시는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AI산업 생태계의 핵심 기반이자 1000개의 기업을 끌어올 앵커 시설로 키울 방침이다.

강 시장은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유치하면 국가 AI 집적단지 지정과 AI 규제자유특구 지정까지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AI 컴퓨팅센터 유치에 노력 중입니다.

“광주시는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유치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AI 집적단지에 5만㎡ 규모의 부지를 마련했고, 한국전력과 협력해 120㎿(메가와트) 규모의 변전소도 설치했습니다. 광주는 88.5PF(페타플롭스)의 처리 용량을 가진 국내 유일의 AI 데이터센터를 갖췄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등 AI를 실증할 수 있는 장비 77종도 설치를 마쳤습니다. 그동안 광주에 지점이나 사무소를 낸 AI 관련 기업은 323곳에 달합니다. AI 사관학교 등 인재 양성 체계에선 1만1386명의 전문 인력을 키워냈습니다. 광주야말로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의 최적지라고 자신합니다.”

▷‘모두의 AI’가 궁금합니다.

“광주시는 지난 11일 ‘모두의 AI 선포식’을 열고 인공지능 전환(AX) 실증밸리 사업으로 변화할 광주의 미래 비전을 시민과 공유했습니다. AX 실증밸리의 총사업비 6000억원을 모두의 AI 광주 실현에 사용할 방침입니다. 먼저 2000억원으로 도시 문제 해결과 시민 생활 혁신에 나서겠습니다. 일상생활에 AI를 적용해 더 편리하고, 더 안전한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죠. 3000억원은 기업과 산업에 AI를 접목해 효율성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사용하겠습니다. 나머지 1000억원은 ‘AI 이노스페이스’ 구축에 활용하겠습니다. 지역의 혁신기업이 모여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게 될 것입니다.”

▷광주의 정책이 전국으로 확산 중입니다.

“민선 8기 시장 취임 이후 ‘광주가 시작하면, 국민의 삶이 바뀐다’는 슬로건을 걸고 전국적으로 본보기가 될 만한 정책을 잇달아 내놨습니다. 소아과 전문의가 줄어 소아과마다 ‘오픈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고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을 지정했습니다. 작년에만 광주 두 곳의 심야 어린이병원에서 4만727명의 어린이를 진료했습니다. 시민들의 호평 속에 심야 어린이 병원은 서울과 경기 등 전국 20여 개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됐습니다. ‘초등학부모 10시 출근제’ 또한 내년부터 전국에서 시행하는 정책이 됐습니다. AI를 활용해 공무원의 당직 근무를 대체한 ‘AI 당지기’는 월평균 122명의 당직 근무자를 당직 업무에서 해방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당직제 개편 지시보다 1년 앞서 시행한 행정 혁신 정책입니다.”

▷광주의 통합돌봄 사업도 전국 시행 예정입니다.

“국내 돌봄 수요자는 600만 명에 이릅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해 돌봄 서비스는 이제 필수 서비스입니다. 그래서 ‘광주다움 통합돌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신청주의를 없앴어요. 누구나 전화 한 통이면 집으로 돌봄 도우미가 방문합니다. 이후엔 신청하지 않아도 의무 방문합니다. 이 대통령이 현행 복지제도의 한계로 지적한 신청주의를 넘어선 정책이죠. 광주시는 정부 지원이 없던 시기부터 매년 100억을 투입해 돌봄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지난달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다른 자치단체 관계자 등이 광주를 방문해 벤치마킹했습니다. 광주에서 시작한 돌봄 사업이 내년 3월엔 지역 돌봄 통합지원법으로 전국화됩니다.”

▷새 정부에서 광주가 집중할 과제는요.

“‘영남 쏠림’과 ‘수도권 쏠림’을 겪으며 성장의 기회를 놓친 광주와 호남 지역에 이재명 정부 출범은 절호의 기회로 여겨집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AI 3강’이 구호가 아니라 생존전략이라고 했습니다. 광주의 AI산업과 모빌리티는 전라남도의 신재생에너지와 융합할 수 있습니다. 호남이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할 수 있게 하는 게 최우선 과제입니다. 2017년 국회의원 시절 제가 제안한 ‘광주·전남 500만 광역경제권’은 이제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과 함께 ‘광주·전남 광역연합’으로 구체화 되고 있습니다. ‘통합공항 무안 이전 사업’도 정부 주도로 본격적으로 추진되는데요. 광주와 호남이 함께 도약할 조건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민선 8기 막바지인데 소회가 있다면요.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로빈슨 교수가 말한 것처럼 ‘민주주의 도시 광주의 특별한 역사와 정체성은 사람과 기업을 광주로 이끌 수 있는 중요한 자산’입니다. 광주 시민 모두가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광주가 지켜온 민주주의의 가치가 광주 성장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그리고 AI산업과 모빌리티 산업, 문화, 통합돌봄 등을 통해 발현되고 있습니다. 광주 시민들이 경제적 안정과 풍요를 누려야 한다는 것은 보상받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반대인 경제 성장을 통해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유항산 유항심(有恒産 有恒心). 즉, 먹고살 만한 재산이 있어야 백성이 국가에 충성할 수 있다는 맹자의 가르침처럼 경제 성장이 민주주의의 기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며 광주가 그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