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방·원 앞세운 韓 증시…PBR 박스권 돌파"

입력 2025-09-19 17:14
수정 2025-09-20 00:31
한국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오랫동안 0.8~1.2배의 박스권을 유지해 왔다. 주요국 대비 극심한 저평가 상태다. 과거엔 수출 확대 모멘텀이 끝나면 기업 실적 변동성이 확대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하락했다. 저평가 악순환이 반복됐다. 지금은 다양한 모멘텀이 작동하고 있다. PBR 1배 고지를 사수하기에 유리한 국면이다.

코스피지수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 기관투자가 유동성이 모두 증가세다. 악재가 나와도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 강세장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이젠 호재가 남았는지, 주가가 먼저 뛴 건 아닌지 판단해볼 시점이다.

거시경제 측면에서 강세장 요건인 ‘3저 현상’을 먼저 봐야 한다. 과거엔 낮은 금리·유가·환율이 증시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현재 이 조건을 어느 정도 충족한다. 경제구조 측면에선 인공지능(AI)산업 혁신이 있다. 챗GPT 4.0 출시에 따른 대중화 시작이 2023년 3월이었다. 혁신 후 거품이 발생하기까지 보통 5년 걸린다. 요즘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거품 형성 시점은 2027년께로 추정할 수 있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미·중 경제 전쟁 속에서 우리 수출 산업은 엄청난 기회를 얻고 있다. 주도주인 반바조방원(반도체·바이오·조선·방위산업·원자력)이 장기 호황의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 K컬처 확산도 마찬가지다. 우호적인 여건이 잘 조성돼 있다.

한국 증시 PBR의 박스권 상단(1.2배)은 지수 3700~3800포인트다. 거시·미시경제와 기업 실적, 주주 정책 등을 종합할 때 박스권 돌파를 기대할 수 있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