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1일 10: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블루리프에쿼티파트너스(EP)가 주요 기관투자가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펀딩 혹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 이력이 없는 신생 운용사로는 이례적으로 프로젝트펀드 조성에 성공하면서다. 블루리프EP의 든든한 '뒷배'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블루리프는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경남 양산에 있는 자동차 부품사 코렌스가 발행한 4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했다.
코렌스는 내연기관 차량용 배출가스 저감 부품을 주력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2018년 세간의 화제가 됐던 BMW 차량 연쇄 화재 사건 때 원인으로 지목된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를 코렌스가 공급했다. 연이은 악재와 자회사 자금 지원 등으로 단기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코렌스는 블루리프의 도움을 받아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블루리프는 지난해 7월 설립된 신생 PEF 운용사다. 코렌스의 RCPS를 인수한 건 블루리프의 첫 딜이다. 새마을금고 출자 비리 사태 등으로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신생 PEF에 대한 출자를 망설이는 상황에 트랙 레코드가 전무한 블루리프가 4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블루리프의 배경을 주목하기도 한다. 블루리프는 주준하 대표가 설립했다. 주 대표는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아들이다. 주 대표는 김앤장과 골드만삭스 등을 거쳐 PEF 업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주 대표는 중견기업연합회장이기도 한 최진식 심팩(SIMPAC) 회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주 대표는 최 회장의 딸인 최민영 심팩 관리본부장(상무)과 결혼했다. 심팩은 블루리프가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할 때 자금을 출자해 주 대표를 후방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22대 국회 최다선 의원인 아버지와 '알짜' 중견기업 오너 장인어른을 뒷배로 둔 주 대표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주 대표가 이끄는 블루리프가 심팩의 사실상 'OEM 펀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심팩은 지난해 자동차 부품사 KDA를 인수했다. 프레스 제조업체인 심팩은 자동차 부품 사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블루리프가 자동차 부품사인 코렌스의 RCPS를 인수한 것도 이런 심팩의 장기적인 사업 계획과 연관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