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미국 연방 이민법원 판사로 발탁됐던 데이비드 김 판사가 돌연 해임됐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현지매체 '더시티' 등에 따르면 김 판사는 이달 초 망명 사건 본안 심리를 진행하던 도중 법무부 이민심사국(EOIR)으로부터 "오늘부로 해임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김 판사가 해임 대상이 된 이유에 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에게 행정부 인사 문제에 관한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는 헌법 제2조'만 근거로 제시됐다.
김 판사와 함께 뉴욕시에서 활동한 이민법원 판사인 카르멘 마리아 레이 칼다스 판사도 동일한 사유로 지난달 해임 통보를 받았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 이민 정책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더시티는 "데이터에 따르면 김 판사는 뉴욕시 이민 판사들 중 망명 사건 승인율이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레이 칼다스 판사는 2022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을 비판하면서 보수 진영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김 판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40년 넘게 일해 온 저에게 해고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16세에 이민을 왔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이 위대한 나라를 내 나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미국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와는 많이 다르다"며 "하지만 여전히 미국이 위대한 나라이며 정의와 민주주의가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