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정비사업 공사비가 가파르게 치솟으며 평(3.3㎡)당 1000만원을 넘어서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공사비뿐만 아니라 택지비도 오르고 있어 향후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1.03로, 2020년 7월(99.31) 대비 5년 만에 31.72% 상승했다. 이는 2015년 7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상승 폭인 14.31%를 두 배 이상 넘어선 수치다.
서울 정비사업장 평균 공사비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주거환경연구원은 지난해 서울 정비사업 평균 공사비가 3.3㎡당 842만7000원인 것으로 집계했다. 전년 대비 12.3%, 2020년 대비 59.4% 상승했다.
최근에는 3.3㎡당 1000만원을 넘어서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은 공사비를 3.3㎡당 1150만원으로 책정했다.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1120만원,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와 2지구도 각각 1132만원, 1160만원으로 책정하며 3.3㎡당 1000만원 시대를 공식화했다.
이러한 공사비 상승은 즉각 분양가에 반영되고 있다. 최근 1년간 서울 주요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7000만원 안팎까지 치솟았다. △오티에르포레 7380만원 △청담르엘 7209만원 △래미안원페를라 6833만원 △아크로리츠카운티 6666만원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 6530만원 △잠실르엘 6104만원 등이다.
특히 재건축이 추진 중인 잠실 장미1~3차 재건축의 경우 전용면적 84㎡ 기준 조합원 분양가가 23억4400만원으로 책정됐다. 통상 조합원 분양가격이 일반 분양가격의 70~8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일반 분양가는 3.3㎡당 8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비업계에서는 분양가 상승 압력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분양가 상한제 산정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를 직전 고시(올해 3월) ㎡당 214만원에서 이번 고시(2025년 9월 15일) 217만4000원으로 1.59%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와 택지비가 계속 오르고 있기에 분양가는 오늘이 가장 저렴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몇 년 뒤에는 지금 수준의 분양가를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기에 내 집 마련 수요자라면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