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인텔에 50억弗 투자

입력 2025-09-18 23:35
수정 2025-09-19 00:17
엔비디아가 인텔에 50억달러(약 6조9335억원)를 투자하고 반도체 공동 개발에 나선다.

엔비디아는 인텔 보통주를 주당 23.28달러에 50억달러어치 매입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인텔 지분율은 4%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인텔 종가(24.90달러)보다 할인된 가격”이라며 “지난달 미국 정부가 지분 10%(57억달러 규모)를 인수했을 때 가격(20.47달러)보다는 높다”고 보도했다. 앞서 인텔은 소프트뱅크로부터도 20억달러를 투자받았다.

다만 이번 협력에는 인텔이 엔비디아의 칩 생산을 맡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계약은 포함되지 않았다. 로이터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애플, 퀄컴 같은 다른 대형 고객사도 확보해야 한다”며 “이번 투자는 자금난에 시달리던 인텔에 숨통을 틔워주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사는 인텔의 맞춤형 중앙처리장치(CPU)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결합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리는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역사적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인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및 가속 컴퓨팅 기술과 인텔의 CPU 기술을 결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사 협력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엔비디아의 주력 AI 반도체 생산은 대만의 TSMC가 도맡고 있다. 향후 해당 물량 일부를 인텔이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데이터센터 반도체 시장에서는 인텔과 경쟁 관계인 AMD의 입지가 엔비디아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인텔로 인해 약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엔비디아의 투자 소식에 인텔 주가는 이날 급등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