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공항 면세점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공항 측이 임차료를 인하해주지 않자 결국 사업을 접기로 했다.
신라면세점은 이사회를 열어 향수·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인천공항 면세점 DF1 구역 사업권 반납을 의결했다고 18일 밝혔다. 2023년 인천공항으로부터 DF1 구역의 면세 사업권을 낙찰받은 지 2년 만이다. 당초 신라면세점은 2033년까지 10년간 운영하기로 계약했으나, 적자가 지속되자 사업권 반납을 결정했다.
공항 면세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객의 소비 행태가 바뀌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공항 이용객 수에 따라 인천공항에 임차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객 수는 회복했지만 면세점 소비는 오히려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신라, 신세계 등은 월 300억원 안팎 임차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라면세점은 지난해에만 69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공항 측은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들의 임차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4월 인천지방법원에 면세점 임차료를 인하해달라는 조정 신청을 냈다. 법원은 이달 5일 임차료를 25% 인하하라는 취지의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인천공항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인천공항이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면세점은 정식 소송을 제기해야만 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에 임차료 조정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사업을 지속하기엔 손실이 너무 큰 상황이어서 사업권 반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라면세점은 앞으로 최소 6개월간 면세점을 운영한 뒤 철수할 예정이다. 이 기간 인천공항은 새 사업자를 선정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과 중국 국유 면세점인 중국면세점그룹(CDFG)이 유력한 입찰자로 거론된다.
신라면세점이 인천공항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비슷한 처지에 놓인 신세계면세점 역시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