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기업 '기술상장' 러시…"반도체·로봇·의료기기 兆단위 몸값"

입력 2025-09-18 17:57
수정 2025-09-19 01:39

유망 인공지능(AI) 기업이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반도체 로봇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AI를 접목해 급성장한 기업들이 줄줄이 기업공개(IPO)에 나서고 있다.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5’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엑스포’에서 AI 기업들이 큰 관심을 받았다. 포인투테크놀로지와 래블업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중심으로 AI의 처리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 주목받았다. 로엔서지컬과 에이딘로보틱스는 AI를 접목한 제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AI 활용, 더 싸고 효율적으로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포인투테크놀로지는 서버와 GPU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간의 전력 소모를 줄여주는 ‘이튜브(eTube)’를 내놨다. 박진호 포인투테크놀로지 대표는 “우리 기술을 활용하면 구리선 대비 데이터 전송 거리가 최대 10배 늘어나고, 광통신 대비 비용과 전력 소비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사용을 위해 데이터센터 한 곳당 수만 개의 케이블이 필요해지는 만큼 시장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포인투테크놀로지가 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운영 플랫폼 업체 래블업은 기업과 연구소 등이 AI를 더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빨라지는 AI칩의 연산 속도를 주변 네트워크와 인프라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인텔 등 하드웨어 업체부터 소프트웨어 업체까지 폭넓은 협력사를 확보해 AI 사용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KT 등 기업부터 한국은행, 삼성서울병원, 해군 등 다양한 분야에서 11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올해 미국 지사를 설립해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2027년 상장할 예정이다. ◇AI 접목해 부가가치 높이기도내시경 수술 로봇 자메닉스를 내놓은 로엔서지컬의 권동수 대표는 수술 로봇에 AI 기술을 적용해 주목받았다. 그는 “자메닉스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AI 요관 내시경 신장결석 수술 로봇으로 결석 크기 인식, 자동 경로 재진입 등 정밀 기능이 내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메닉스는 인체 호흡에 따른 결석의 움직임을 AI로 보정해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권 대표는 “올해 2대를 수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외 공략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했다.

로봇 센서 전문기업인 에이딘로보틱스도 AI를 활용한 로봇 동작의 세부 제어를 강점으로 하고 있다. 이윤행 에이딘로보틱스 대표는 “물리적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로봇이 촉각과 압력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람의 손처럼 이를 세심하게 느끼게 하는 피지컬 AI를 통해 로봇의 성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국책 과제인 ‘K-휴머노이드 얼라이언스’에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힘·촉각 센서를 공급한다.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등에 부품을 공급하며 실증 사업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존 1000만원대였던 고가의 외국산 힘 센서를 100만원대로 낮추고, 로봇 부품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했다.

최석철/최한종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