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주최하는 아시아 최대 창업 축제 ‘플라이아시아’가 올해 지역 푸드테크 스타트업의 새로운 투자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 로컬 식음료(F&B) 브랜드가 유명 셰프의 도움을 받아 만든 시그니처 메뉴를 축제 기간 투자사와 시민 앞에 내놓는다.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활발한 F&B 브랜드 투자를 부산에도 정착시킨다는 전략이다.◇유명 셰프, 미식 콘텐츠 기획가 맞손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은 오는 22~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플라이아시아에서 지역 F&B 브랜드 5곳이 참여하는 크라우드펀딩 행사를 개최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미쉐린 가이드 선정 레스토랑 출신인 강레오 셰프와 부산 푸드테크 스타트업 푸드트래블(대표 박상화)이 손잡고 기획했다. 지역 로컬 브랜드들이 유명 셰프의 컨설팅을 받아 개발한 시그니처 메뉴를 축제 방문객들에게 선보이고, 이를 통해 사전 주문을 받는 구조다.
푸드트래블은 기업 간 거래(B2B) 간식 플랫폼을 운영하는 지역 대표 푸드테크 기업이다. 현재 3000여 개 법인이 이용하고 있으며, 국내 100대 기업 중 80%가 푸드트래블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 ‘크리스마스 빌리지’ ‘포트빌리지’ 등 지역 축제를 기획해 행사당 수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 플라이아시아에서는 형제국밥(돼지국밥), 잎테(브런치카페), 솔팅(김해뒷고기 소시지), 아틀리에스미다(디저트), BCBL커피로스터스 등 5개 로컬 브랜드가 참여한다.
강레오 셰프는 각 업체를 방문해 기존 메뉴를 업그레이드한 신메뉴 개발을 지원했다. 굴라시 국밥, 샥슈카, 김해뒷고기 커리어부스트, 무화과 티라미수, 스모어 핫초코 등이 대표 메뉴다. 참여 브랜드는 하루 500인분 이상을 즉석 조리할 수 있는 대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소상공인 투자 모델 부산 확산 계기”업계에서는 이번 협업이 그동안 서울에 집중됐던 F&B 투자 문화를 지역으로 확산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푸드트래블은 플라이아시아를 시작으로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자와 지역 로컬 브랜드를 연결하는 투자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올해 말 영화의 전당에서 열 예정인 크리스마스 빌리지와 연계하고, 내년에는 미국 진출 한식 브랜드 ‘유타컵밥’이 주최하는 해외 행사에도 부산 로컬 브랜드를 참여시킬 계획이다.
특히 이번 플라이아시아는 국내외 180여 개 투자사가 집중 참여해 부산 창업 생태계의 현주소를 가늠하는 자리인 만큼, 지역 F&B 시장의 투자 가능성을 알리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박상화 푸드트래블 대표는 “기존 매출 기반의 다점포 확장 방식 대신 투자 유치를 통한 사업 확장 모델을 지역 로컬 브랜드에 전파하겠다”며 “서울에서 활성화된 F&B 투자 문화를 부산 지역 브랜드 영역으로 확산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