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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기술주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미국 기술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의 인공지능(AI) 자립 전략이 속도를 내면서 관련 기업의 성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
18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알리바바가 55%가량 뛰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51.54%), 유력 반도체 기업인 SMIC(34.56%)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기술주 강세에 항셍테크지수는 전날 4.22% 급등하며 6300선을 돌파했다. 2021년 11월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날 항셍지수와 홍콩H지수 역시 각각 1.78%, 2.24% 뛰었다.
알리바바는 최근 신규 AI 모델 ‘큐원3-넥스트’를 출시했다. 자회사를 통해 설계한 AI 가속기를 중국 2위 이동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두 역시 AI 사업으로 호평받고 있다. 회사는 이달 중순 항만물류 및 부동산 기업인 차이나머천트그룹과 AI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1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국유기업의 다양한 사업 영역에 최신 AI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두는 자체 설계한 칩을 자사 AI 모델 ‘어니’ 훈련에 사용하고 있다.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현지 스타트업 위량성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시험 가동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ASML 노광장비 등에 의존하던 중국이 자체 장비 개발에 나서면서 AI 반도체 자립에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술주 상승에 국내 투자자의 홍콩 주식 투자 잔액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연초 대비 잔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은 샤오미다. 지난 1월 초 4281만달러(약 592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16일엔 2억9739만달러(약 4113억원)로 6배(594.7%) 급증했다. 올해 주가가 각각 2.4배 이상 급등한 SMIC(190%)와 알리바바(149%) 투자 잔액도 급격히 늘었다. 홍콩 기술주 랠리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높다.
현지 증권사인 광다증권은 “홍콩 주식이 중국 본토 주식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실적 개선 흐름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등을 고려할 때 기술주 투자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