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과 절제의 미학 '선곡서원'

입력 2025-09-18 17:02
수정 2025-09-19 01:51
메꽃이 피는 골짜기라는 뜻의 메덩골 정원 프로젝트는 2012년 시작됐다. 야생의 자연과 더 가까운 장소에 한국 역사와 철학을 담은 세계적인 인문학 정원을 조성하겠다는 목표였다. 지금까지 전 세계 유명한 건축가와 조경가가 참여했다. <빈자의 미학>이라는 책으로 널리 알려진 승효상 건축가가 대표적이다. 승 건축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안동 병산서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갤러리와 강연장, 서재, 카페 등으로 쓰이는 ‘선곡서원’을 설계했다. 비움과 절제라는 그의 철학이 잘 담긴 건물로 탄생했다. 레스토랑과 야외극장으로 쓰이는 ‘위버하우스’는 칠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계적 건축사무소인 페소본에릭사우센의 부부 건축가 마우리시오 페소와 소피아 본 에릭사우센이 설계했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외관으로 페소본에릭사우센 특유의 ‘시적 형식주의’가 잘 드러난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6년 완공될 예정인 ‘디오니소스’(방문자 센터)는 안톤 가르시아 아브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와 데보라 메사 몰리나 취리히연방공과대(ETH) 교수가 이끄는 스페인의 건축사무소 앙상블스튜디오가 맡았다.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춤추는 듯 내려앉은 비정형 형태다. 1652㎡가 넘는 공간에 기둥이 한 개도 없는 독특한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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