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버드콜 분배금 과도"…미래에셋, '반토막' 분배율 ETF 내놓는 이유

입력 2025-09-18 16:34
수정 2025-09-18 17:37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기존 국내주식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보다 분배율이 절반 수준인 상품을 내놓는다. 높은 분배율을 앞세운 상품이 인기를 끌고있지만, 과도한 분배율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8일 서울 을지로 센터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TIGER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ETF’를 오는 23일 상장한다고 밝현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지수를 기반으로 목표 분배율에 맞춰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매도 비중을 조절한다. 시장 변동성이 커져 옵션 프리미엄이 높아지면 콜옵션 매도 비중을 낮추고, 옵션 프리미엄이 적을 때는 콜옵션 매도 비중을 높여 분배금 재원을 확보하는 식이다. 콜옵션을 매도하면 주식의 미래 상승분은 포기해야하지만, 옵션 프리미엄을 통해 당장의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TIGER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의 목표 분배율은 연 7%다. 'RISE 200위클리커버드콜'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등 기존 코스피200 기반 커버드콜 ETF의 목표 분배율인 15%의 절반수준이다. 기존 코스피200 커버드콜 ETF는 높은 분배율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다.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지난해 말 출시 이후 1조원 넘게 몸집을 불렸다. 이 과정에서 분배금 재원인 위클리 옵션 매도 프리미엄이 줄어들기도 했다.

미래에셋운용이 분배율이 낮은 상품을 내놓은 건 기존 ETF 분배율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등 기존 상품처럼 높은 분배율을 꾸준히 유지하려면 투자 원금까지 헐어서 분배해야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투자 원금이 쪼그라들면 콜옵션 매도 재원이 줄어 충분한 옵션 프리미엄을 확보하기 힘든 악순환이 생긴다. 기초자산이 상승할 때는 주가 상승분 덕에 그나마 분배율과 원금을 유지할 수 있지만, 기초자산이 횡보하거나 하락하면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주가가 하락하면 분배율(분배금/주당 ETF 가격)은 유지되더라도 실제 투자자가 손에쥐는 분배금이 줄어든다는 것도 리스크 요인이다. 김남기 미래에셋운용 ETF부문 대표는 "코스피200 지수는 과거 연평균 8%가량 상승해왔다"며 "7% 목표 분배율은 지속 가능한 분배가 가능하도록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내 배당주를 기반으로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TIGER코리아배당다우존스위클리커버드콜'도 상장을 앞두고 있다. 배당성장주에 주로 투자해 주식 배당을 포함한 연 분배율이 10~12% 수준으로 예상된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