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단의 대책'이라더니…20억이던 아파트가 7개월만에 '대반전'

입력 2025-09-18 14:00
수정 2025-09-18 14:32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후 두 번의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서울 집값 상승세에 재차 불이 붙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5일) 기준 서울 집값은 0.12% 올라 전주(0.09%)보다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서울 집값은 지난해 3월 마지막 주(25일) 상승 전환한 후 40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30일) 보합으로 돌아서 지난 1월 한 달 내내 보합을 유지했다. 이후 2월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한 집값은 꾸준히 올라 지난 6월 넷째 주(23일) 0.43%로 주간 단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후 상승률이 잦아들다 전주 0.09% 올라 직전주(0.08%) 대비 상승 폭이 커졌고 이번주까지 2주 연속으로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6·27 부동산 대책으로 돈줄을 조이면서 상승세를 눌러놨지만 '주택 공급 확대 방안'(9·7 부동산 대책)에서 이렇다 할 방법이 안 나오자 서울 핵심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다시 오르는 모양새다.

규제지역으로 묶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대신 비규제지역인 성동구, 마포구, 광진구, 양천구, 영등포구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

성동구는 0.41%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금호동4가에 있는 '힐스테이트서울숲리버' 전용면적 84㎡는 지난 7일 23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2월 거래된 20억8500만원보다 2억1500만원 올랐다. 신고가다.

같은 구 금호동2가에 있는 '신금호파크자이' 전용 84㎡도 지난 1일 20억7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직전 최고가인 19억1000만원보다 1억6000만원이 더 올라 최고가를 기록했다.

마포구도 0.28% 상승했다.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래미안공덕5차' 전용 59㎡는 지난 6일 17억원에 팔렸다. 올해 첫 거래다. 지난해 12월 14억6000만원에 거래됐던 면적대인데 9개월 만에 2억4000만원이 뛰었다.

같은 동 '공덕현대' 전용 84㎡는 지난 5일 14억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 직전 거래인 13억원(5월)보다 1억원 더 뛰었다.

이 밖에 광진구(0.25%)는 자양동과 구의동 학군지를 중심으로, 양천구(0.19%)는 신정동과 목동 역세권 단지에서, 중구(0.18%)는 신당동과 중림동 대단지 위주로, 영등포구(0.15%)는 신길동과 여의도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집값이 올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 단지와 대단지, 역세권 등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상승 계약도 맺어지고 있다"며 "다만 일부 단지에선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 전셋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0.07% 올라 전주와 상승 폭이 같았다. 올해 서울 전셋값은 누적 기준 1.66% 상승했다.

송파구(0.21%)는 가락동과 방이동을 중심으로, 강동구(0.16%)는 명일동과 암사동 학군지 위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성동구(0.1%)는 행당동과 금호동 선호단지에서, 동작구(0.09%)는 상도동과 사당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뛰는 추세다. 용산구(0.08%), 광진구(0.08%), 강서구(0.08%), 영등포구(0.08%)도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주 여건이 양호한 역세권과 학군지 등 세입자 수요가 몰리는 곳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