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필터, 하루 만에 시커멓게"…강릉 주민들 '분통'

입력 2025-09-17 08:46
수정 2025-09-17 09:00

심각한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강릉시 주민들이 단수와 제한 급수가 반복되면서 녹물로 피해를 겪고 있다.

샤워기 헤드 필터를 판매하는 킷플은 16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릉 아파트 쪽 단수 때문에 녹물 문제가 심각하다는 거 같은데, 재고가 많진 않지만 5명 정도에 보내줄 수 있을 거 같다"며 "필요한 친구들은 연락 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에 강릉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람들은 "필터가 필요했다"면서 반가움을 드러냈다.

강릉시는 가뭄이 계속되면서 지난 6일부터 제한 급수에 돌입했다. 저수조 용량 100톤 이상인 아파트와 숙박시설 123곳이 제한 급수 대상이 됐다. 물 절약 효과를 높이기 위해 상수도 공급 밸브를 잠가 일정 기간 저수조에 비축된 물만 사용하도록 했으며, 기간이 지난 뒤 물이 떨어지면 물차를 이용해 운반급수 하기로 했다.

단수시간은 아파트별로 다르나, 특정 시간대에만 물이 나오도록 했다. 이후 배관에 물이 원활하게 흐르지 않게 되면서 녹물 문제가 불거졌다. 단수가 끊긴 후 물을 다시 틀었을 때, 누런빛의 녹물이 나온다는 것. 필터가 하루 만에 검게 변했다는 경험담도 이어지면서,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샤워기 등 필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필터를 사용해도 뭔가가 떠다니는 게 보인다", "마지막 헹굼은 생수로 하고 있다" 등의 강릉 시민들의 경험담은 SNS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강릉 지역에 단비가 이어지는 만큼 상수원이 확보돼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는 바람도 이어지고 있다.

강릉시의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수위는 나흘 연속 상승 중이다. 17일과 18일에 이어 20일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단수의 위험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7~18일 강원 영동지역은 10~40㎜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현재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평년 저수율 72.1%에 크게 못 미쳐 완전한 가뭄 해소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