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가 다음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미국 측 인사가 한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사대리는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 등의 주최로 열린 한·미 동맹 콘퍼런스에 참석해 “(한·미 정상이) 경주 APEC에서 만날 것”이라며 “한·미 동맹은 톱 리더십부터 아래까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말했다.
윤 대사대리는 “한국과 미국 정상이 지난달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미래지향적인 한·미 관계와 과학기술 등 경제 분야 협력을 요청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은 안보와 군사동맹 이상을 얘기한다. 그것은 인적 관계 강화”라며 “한국은 조선업, 제조업, 에너지 공급망 측면에서 미국과 협력해 양국의 발전과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석유와 천연자원 등에서 한국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다음달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 등 각국 정상에게 참석 초청장을 전달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에 대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방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사대리는 이날 한·미 동맹 현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한·미 동맹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와 번영, 안보를 증진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한·미 동맹은 새로운 위협과 새로운 현실에 맞춰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견제 성격으로 주한 미군의 역할을 확대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요구하고 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