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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미국 기업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등 AI 기반시설과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전력기기 업종에서 투자 기회를 엿봐야 합니다.”(니컬러스 본색 스트래티거스 사장)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은 17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5’에서 “AI산업을 이끄는 건 여전히 미국 기업”이라며 미국 증시 상승세가 쉽게 꺾이진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 시장을 향하고 있는 만큼 한국 일본 중국 등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러미 슈워츠 위즈덤트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는 주주환원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를 늘리고 있는 일본의 종합상사주 등 주주환원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AI 확산으로 수익성이 가장 먼저 개선된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전력기기 등 인프라 기업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게 공통된 조언이다. 매튜 터틀 터틀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기업은 AI 시대에 반드시 보유해야 하는 종목이지만 이것만으로 초과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며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전력기기 등 AI 인프라 기업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했다. 그는 “적극적인 투자자라면 챗GPT 등 대규모언어모델(LLM) 등장으로 시장을 잃고 있는 온라인 교육 기업을 공매도하는 식으로 초과수익을 노려볼 만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탈세계화 영향으로 글로벌 방위산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이클 베누토 타이달파이낸셜그룹 CIO는 “미국 정부의 방위비 증액 압박이 유럽과 아시아 방산의 장기 투자 사이클로 이어졌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특한 정책이 ‘뉴노멀’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투자 지형을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본색 사장 역시 “최소 10년간 탈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각국이 방산 투자를 통해 재무장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내 소비가 개선되는 추세라는 점에서 소비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내년 미국이 독립 250주년을 맞는 데다 월드컵 등 굵직한 스포츠 행사도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다. 본색 사장은 “미국 경제의 70%를 떠받치는 소비가 늘 만한 이벤트가 즐비하다”며 “미국인은 소비 성향이 높은 만큼 정부의 감세 정책이 내수를 진작하는 데 효과를 낼 것”이라고 봤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