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수 "AI 반도체 20년 투자하면 반포 아파트 산다" [KIW 2025]

입력 2025-09-17 17:30
수정 2025-09-17 18:02
"인공지능(AI)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10년 뒤에도 이어질 메가트렌드입니다. 공급망의 독점 구조는 당분간 깨지기 어렵습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운용본부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5' 글로벌마켓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메가트렌드 투자: 10년 후를 준비하는 ETF 전략'을 주제로 AI 중심의 장기 투자 프레임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접근을 제시했다.

남 본부장은 메가트렌드를 "짧은 유행이 아니라 삶의 방식과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며 10년 이상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한 거대한 흐름"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아이폰, 테슬라처럼 폭발적 성장과 광범위한 파급효과가 확인되는 영역이 진짜 메가트렌드"라며 "이런 서사는 변동성 구간에서도 장기투자를 버티게 해주는 힘"이라고 말했다.

남 본부장은 현재 메가트렌드가 'AI'라고 진단했다. 그는 "챗 GPT 공개 당시 받은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실제로 업무 효율이 30%는 높아졌다고 느낀다”며 “AI는 인간 능력을 보강하는 범용 기술로서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 반도체와 전통 반도체의 차별성을 투자자가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 본부장은 "AI 반도체는 기존 직렬 연산이 아니라 병렬 연산이 핵심이고, 메모리는 속도뿐 아니라 대역폭(HBM)이 관건"이라며 "겉으로는 모두 '반도체 ETF'지만 실제로는 AI 반도체 비중이 높은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의 성과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반도체의 가치사슬은 공고하다. 남 본부장은 "연산용 GPU는 미국 엔비디아, HBM 메모리는 한국 SK하이닉스, 파운드리는 대만 TSMC, 초미세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며 "이 사슬은 기술·자본·생태계가 맞물려 있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투자 접근법으로는 ETF를 꼽았다. 남 본부장은 "ETF는 손쉽게 분산 투자할 수 있고 데이터 기반 리밸런싱으로 운용 일관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에 20년 투자하면 반포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도 강조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