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6개월 만에 또 최고…작황 부진에 美 관세까지 덮쳐

입력 2025-09-17 16:46
수정 2025-09-18 00:53
아라비카 원두 국제 시세가 반년 만에 다시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브라질 작황 부진과 미국발 무역 긴장에 대한 우려로 장기간 원두 가격이 고공 행진하자 트레이더들이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영향이다.

17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기준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파운드당 4.2225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파운드당 4.3235달러까지 상승했다. 8월 초 2.842달러로 떨어진 가격이 한 달여 만에 50% 가까이 뛰었다.

이번 급등의 배경으로는 공급 불안이 꼽힌다. 브라질 주요 산지에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수확량이 예상보다 줄었고, 수확 종료 시점에도 원두 크기와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미국 무역 정책도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부터 브라질산 원두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관세가 높아지자 미국 원두 구매업체들은 다른 산지 커피 확보에 나섰다. 수급 불균형이 심해지자 선물 시장에서 원두 거래마저 줄어들고 있다. 커피 전문점들이 선물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물량을 직접 사들이면서다. 이에 따라 거래소 인증 원두 재고는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원두값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바꾸는 것도 원두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부 트레이더가 쇼트 포지션을 청산하자 가격이 추가로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공매도를 위해 빌린 원두 선물을 갚으려고 원두를 사들이면서 수요가 더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