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를 저질러 체포된 한국인 수에 비해 국내로 송환된 인원 비율이 1년 새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캄보디아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사기 범죄의 주요 거점이다.
16일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외교부와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캄보디아에서 체포된 한국인은 89명, 국내로 송환된 한국인은 28명으로 체포자 대비 송환 비율(송환 비율)이 약 31%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한국인 51명이 체포되고 48명이 송환돼 송환 비율이 94%에 달했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를 비교하면 송환 비율이 63%포인트 급락했다. 캄보디아에서 체포된 한국인 대부분은 대규모 사기 콜센터 단속 과정에서 붙잡혔다.
그동안 캄보디아는 한국인을 체포할 경우 강제 추방 또는 양국 간 범죄인 인도 협정에 따라 이들을 한국에 인도했다. 그러나 캄보디아 정부가 한국에 체류 중인 자국 특정 인사를 보내라고 요구하며 올해 초부터 한국인 범죄자 인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기 산업을 포함한 캄보디아의 지하 경제가 정부의 막대한 자금원이 되면서 공조 의지가 약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평화연구소(USIP)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사기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에 달하는 연간 126억달러(약 17조4000억원)로 추정되고 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