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계 삼겹살' 등 바가지 논란이 불거진 울릉도가 관광객 감소 여파로 여객선 운항까지 중단됐다. 지역 전문가는 현행 해운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준공영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배상용 울릉군발전연구소장은 16일 울릉군청 홈페이지에 "정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파기한 여객선 적치율을 재건해 여객선 신규 노선 허가 문턱을 다시 높이고, 기존 선사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노선은 울릉군에서 소유하고 적정한 선사를 공모해서 경영을 위탁하고 적정선 이윤을 보장해주는 여객선 준공영제 시행이 모범답안"이라며 "여객선 수를 줄이는 등 노력해야 한다. 선사 이윤이 충족돼야 관광 입도 울릉도가 완성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울릉군청 홈페이지에는 "여객선 문제 이유를 막론하고 정상화돼야 한다"며 주민들의 항의 글이 잇따랐다. 한 지역 주민은 "후포배 사라지고, 강릉배 곧 사라지고, 엘도라도는 휴항 중"이라며 "누구 책임이냐. 이러다 주민들 다 죽겠다. 신속하게 조치 바란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경북 울진 후포~울릉을 잇는 썬플라워크루즈는 고장과 경영난으로 이달부터 운항이 중단됐고, 글에 언급된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도 지난 4월부터 손님을 태우지 않고 있다.
울릉군의회와 울진군의회는 지난달부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상식 울릉군의회 의장은 "해상 교통은 울릉군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기반 시설"이라며 "지속 가능한 해상 여객 운송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감소 추세다. 울릉군에 따르면 2022년 46만1375명이던 관광객은 2023년 40만8204명, 2024년에는 38만521명으로 줄었다. 올해 1~7월 누적 관광객은 20만900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감소했다.
관광객 감소에는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 확대뿐 아니라, '바가지 요금' 논란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한 유튜버가 울릉도 식당에서 삼겹살을 주문했다가 절반이 비계라는 사실을 지적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사례가 알려졌다. 또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 숙박시설 등 불편 사례가 공론화되자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는 네티즌 반응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남한권 울릉군수는 7월 23일 군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알려진 관광서비스와 관련한 전반적인 품질 및 가격 문제 이슈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입장을 밝힌다"며 "더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강력하고 지속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