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서 얼굴 밟히고도…세계 육상 3000m 1위 차지한 선수

입력 2025-09-16 16:29
수정 2025-09-16 16:47

예선에서 넘어져 다른 선수 스파이크에 얼굴을 밟히는 부상을 당한 육상 선수가 결선에서는 우승해 화제다.

극적으로 예선을 통과한 조디 비미시(28·뉴질랜드)는 결선에서 짜릿한 역전극을 펼치며 뉴질랜드 육상 트랙 종목 선수 중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미시는 15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3000m 장애물 에서 우승한 후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다. 믿어지지 않는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열린 예선 2조 경기에서 비미시는 한 바퀴(400m)를 남기고 넘어졌다. 뒤따르던 장-시몽 데가네스(캐나다)는 비미시를 피하지 못하고, 그의 얼굴을 밟으며 지나갔다.

3위를 달리던 비미시는 10위로 처졌으나 남은 400m를 역주, 조 2위(8분27초23)로 예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15일 열린 결선에서 비미시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만들어냈다.


결선에 나선 16명 중 2700m까지 11위에 머물던 비미시는 점점 속력을 높이더니 200m를 남기고 스프린터처럼 달렸다. 결승선 바로 앞에서는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수피아네 엘 바칼리(모로코)마저 제쳤다. 비미시는 8분33초88로, 8분33초95의 바칼리를 0.07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비미시는 양팔을 휘두르며 포효했으며 바칼리는 주먹으로 자신의 머리를 치며 자책했다.

그동안 뉴질랜드는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필드 종목에서만 금메달을 딴 바 있다. 비미시는 "내가 뉴질랜드 육상 사상 첫 트랙 종목 세계선수권 챔피언이 됐다는 것을 안다. 이는 정말 기분 좋은 일"이라고 기쁨을 만끽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