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보내기 무섭네'…학폭 피해 학생, 12년 만에 최고치

입력 2025-09-16 13:09
수정 2025-09-16 13:10

학교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전국 초·중·고교생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접 때리고 돈을 빼앗는 물리적 폭력은 줄었지만, 왕따나 사이버 폭력 등 정서적 폭력이 늘어나는 추세로 나타났다.

16일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4월 14일부터 5월 13일까지 전국 초4~고3 재학생 397만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피해 응답률이 2.5%로 지난해 1차 조사보다 0.4% 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종전 최고치인 2013년도 기록(2.2%)도 넘어선 것이다.

피해 응답률은 2019년 1.6%에서 코로나19 발생으로 원격 수업을 실시하면서 2020년 0.9%로 크게 줄었다가 등교 수업이 재개되면서 이후 매년 늘어 지난해 2.1%로 2%를 넘어섰으며 올해는 2.5%를 기록했다.

조사 내용은 지난해 2학기부터 올해 4∼5월 응답 시점까지 학교폭력 목격·피해·가해 경험 등이다.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를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생이 패해 응답률이 5.0%로 가장 높았다. 2020년 이후 5년 연속 증가세로, 지난해보다 0.7%포인트 오른 것이다.

고등학생 응답률(0.7%)도 학교폭력 실태조사 실시 이래 가장 높았다. 종전 기록은 2014년(0.6%)이었다. 중학생은 2.1%로 2013년(2.4%) 이후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교육부는 다만 실제 학교 폭력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학교폭력에 대한 전반적인 인지가 높아지면서 피해 응답률은 증가하고 있지만 학교폭력 사안접수 건수를 보면 감소해 학교폭력이 더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또 학교폭력 사안접수 건수가 1년 새 줄었다고 해서 이것만으로 결론을 내리긴 어려워 좀 더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학생 피해 응답률이 가장 많이 늘어난 데 대해서는 "학교폭력 사안 접수 상황을 보면 초등학교가 낮으며 실제 사안 접수 건수를 봐도 이번에 줄었다"면서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사이버 폭력 증가, 학부모의 민감도가 높아진 것 등 여러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39.0%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집단 따돌림(16.4%), 신체 폭력(14.6%) 사이버 폭력(7.8%)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언어폭력(0.4% 포인트↓)과 신체폭력(0.9% 포인트↓)은 감소했으며 집단 따돌림(0.9% 포인트↑)과 사이버폭력(0.4% 포인트↑)은 증가했다.

교육부는 이번 실태 조사 결과와 현장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갈등의 교육적 해결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