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투플이 최고인 줄 알았는데…새로 생긴 기준에 '깜놀'

입력 2025-09-16 14:00
수정 2025-09-16 15:20


한우의 맛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은 마블링(근내지방도)이다. 한우 등급 관리를 맡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마블링 등급을 판정하며, 마블링은 소고기 근육 사이에 분포된 지방의 분포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지표다. 마블링은 No. 5, 6, 7, 8, 9로 구분되며 숫자가 높을수록 지방이 촘촘하다.

흔히 최고 등급으로 부르는 1++(투쁠) 한우는 마블링 스코어 7, 8, 9에 해당한다. 최종 등급은 마블링 외에도 육색, 지방색, 조직감 등 다른 항목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5일 기준 1++등급 한우의 평균 경락가격은 ㎏당 2만2239원이다. 한 달 전(2만1805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최근 마블링 촘촘한 한우는 글로벌 미식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등심, 안심, 채끝, 특수 부위 등 구이용 부위의 선호가 높아지며, 특히 마블링이 우수한 등급 높은 한우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기존 '넘버나인(No.9·1++등급)'을 넘어서는 개체를 찾기 시작했다. 일본 최고급 와규의 12단계 마블링 기준을 목표로 했다. 일본은 한국의 9단계보다 더 촘촘한 12단계 체계를 적용한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정밀한 고급육 판정 기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기준을 충족하는 개체를 찾기 위해 지난 5월부터 4개월간 충북 음성 공판장을 비롯해 진천, 전남 곡성·영광, 경기 안성 등 전국 주요 산지를 통해 선별 작업을 진행했다. 수백 마리의 한우 등심 단면을 직접 확인하며 마블링의 밀도, 색, 살코기와 지방의 조화를 꼼꼼히 검수했다.



결국 미세한 맛의 차이는 마블링에서 갈렸다. 한우의 근육 속에 균일하게 분포된 지방이 고기 맛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마블링의 밀도, 색, 살코기와 지방의 조화를 검수한 결과, 눈꽃처럼 곱고 섬세한 지방 결을 가진 한우를 엄선해 '설화(雪花) 세트'로 묶었다. 설화세트는 일본 최고급 와규의 12단계 마블링 기준에 견줄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추석에 선보이는 설화 세트는 두 가지로 구성됐다. 등심·채끝·안심로 구성된 '설화 로얄 세트'(1.2kg·50만원)는 50세트 한정, 등심·채끝·불고기로 꾸린 '설화 특선 세트'(1.2kg·38만원)는 100세트 한정으로 준비됐다. 추후 명절 시즌마다 확대 운영해 자체 익스클루시브 한우 브랜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안웅 롯데백화점 푸드부문 축산 치프바이어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